맛나게 아침을 먹고 세차게 내리는 비를 벗 삼아 대관령휴계소부터 구불구불한 예전의 고속도로를 달린다.
편리하고 빠르게 땅속으로 달릴때 보다 더 운치있고 안개속의 풍경도 너무 멋있다.
강릉을 벗어나 해안도로를 달리다가 안인진에 있는 통일공원 함정전시관에 들린다.
그런데...이런 얼어죽을...
입장료가 일인당 3000원씩.
이건 해도해도 너무 한거 아닌가 싶다.
뭐...하지만 내가 즐겁게 봐 준다.
왜...가족여행이니깐.
이제 비를 피해 함정속으로 들어간다...
이리저리 미로같은 함정속을 돌아 보다가 쉼터에서...
그런데 여기가 어디인지 생각이 안 나네...
미소가 자연스럽게 자신을 찍으라고...
기특해요...오빠도 생각 못한 걸 애기가...
갑판에 올라서...
발 아래에서는 파도가 거세게 몰아친다.
아무리 비가 와도 우리는 증거자료를 남긴다.
여기가 아마 선장실인가 조타실인가...모르겠다.
암튼 그냥 쉽게 운전석이겠지...
북한 잠수함도 보고 싶었으나 비가 많이 내려서 저 멀리 있는 북한 잠수함까지는 안 간다.
비만 안 오면 걸어서 바로 코앞인데...헐.
함정속 안보교육도 했으니 이제 정동진으로...
정동진...
광화문의 정동쪽에 있는 나루터가 있는 부락(마을)이라...
비가 오는 가운데에도 많은 사람들이 정동진을 찾았다.
뭐...우리 가족도 마찬가지.
1월말쯤에 미소와 둘이왔던 정동진에 이번에는 가족들과 함께...
저기 저 오른쪽 뒤에 보이는 연인들...
나도 모르게 자연스럽게 눈이 가는 나를 보며 미소가 하는 말은...하하
암튼 여자만 보면
이러쿵저러쿵 하면서 웃고
어쩌구저쩌구 하면서 또 웃고...
애기야.
이제부터는 미소만 바라볼께.
미소도 뭔가 할 일이 있지.
음...알지.
파도가 넘실대는 정동진해변에서...
내리는 비가 그래도 양심은 있었는지 이때는 조금 살짝 내렸다.
이제 점심을 먹으러 심곡에 있는 감자옹심이로 유명한 쉼터식당으로 간다.
정동진에서 옥계방향으로 고개를 거의 다 넘었을때 쯤에서 오른편으로 식당같지 않은 허름한 건물앞에 차들이 즐비하다.
이런...이렇다할 간판도 없이 현수막으로 간판을 대신한 농가주택같은 곳이 식당이다.
무슨 티브에도 나왔다고 하는데 그건 잘 모르겠고 암튼 사람들은 많다.
맛은.....많은 사람들이 말해주는거겠지...
맛나게 먹고 있는 한편으로 애마인 가스차의 한계가 나의 심기를 불편하게 한다.
정선까지 가기에는 가스가 턱없이 부족하다.
그래서 여기저기 검색을 해 봤는데....이건 또 무슨 개뿔.
주변에는 충전소가 없단다...썩을
그리하여 어쩔 수 없이 가족들 보다 먼저 일어나서 앞으로 가도 모자랄 판에 뒤로 20여분을 달려 가스를 꽉꽉 눌러서 채운다.
그래도 생각보다 가까워서 다행이다.
가스를 충전하고 전화를 하니 헌화로에 있단다.
그림으로 본 헌화로가 참으로 멋있었는데 혹시 못 보면 어쩌나 하면 내심 걱정을 했는데 볼 수 있어서 이 또한 다행이다.
강동 심곡과 옥계 금진사이에 있는 헌화로에서...
바닷가와 바로 접해있는 해안도로이면서 경치가 아주 뛰어나다.
그리고 해안을 따라서 걸을 수 있게 인도를 만들어 놓아서 날씨가 좋은 날에는 파란 파도의 바다를 바라 보면서 거닐기에 딱 좋은 길이다.
그러나 오늘은 아쉽게도 비가 내려서 그냥 증거자료만...
그래도 형수님들은 살랑살랑 내리는 비를 맞으며 한참을 걷기도 했다.
이제 이번 일정의 마지막 코스인 정선을 가기위해 백봉령을 넘을 시간이다.
나는 처음 가기 길이라서 그런지 마음이 셀레인다.
언제나 그렇듯 처음으로 가 보는 곳은 그곳이 어느곳인건 약간의 흥분이 함께한다.
옥계을 지나면서 구불구불 도로의 양옆은 나무들이 점령을 하려고 한다.
한참을 오르니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장관이다.
첩첩산중에 여인의 속치마 같은 옅은 안개가 피어 오르는 모습이 마치 한폭의 동양화 같다.
미소에게 보여 주려고 룸미러로 뒷좌석의 미소를 찾았는데...허걱...없다.
이건 뭐지.....차를 타면 잘도 자는 미소.....잔다...자.
얼마 후 백봉령을 넘는데 우비를 입은 등산인들이 보인다.
이 비를 맞으면서도 산행을 참으로 열심히 하는구나...
가도가도 끝이 없는 길은....인생길만이 아니다.
백봉령을 넘어서도 또 무슨무슨 재를 넘고 또 넘어 한참을 가고 또 가도 산속이다.
그런데 더 신기한건 이 깊은 산속 곳곳에서도 사람들이 살고 있다는거.
뭘 해서 어떻게 먹고 사는지 그냥 궁금할뿐이다.
누구는 도시가 싫어 산속으로 들어 가고 다른 누구는 시골이 싫어 도시로 나가고...
결코 벗어날 수 없을 것 같은 산속의 길도 끝날무렵 저 멀리 아우라지가 보인다.
비는 조금 잠잠해지고 있는 가운데 구절리에 도착한다.
그런데 이 빗속에서도 레일바이크를 타려는 사람들이 참으로 많다.
하기야 우리도 빗속을 1시간30분정도 달려서 산을 넘고 넘어 이걸 타려고 왔는데 더 말해서 무엇하랴.
도착해서 매표를 하니 잠시 후인 4시40분이 오늘의 마지막 바이크 타는 시간이란다.
휴........조금만 더 늦었으면 못 탈뻔했네.
1900원짜리 우비를 사서 한개씩 입고 드디어 출발이다.
미소가 입은 우비는 거금 300000원 짜리다.
작년에는 비가 너무 많이 와서 그냥 지나 가기만 했는데 드디어 오늘 정선 레일바이크를 탄다.
아싸...신난다.
자......출발.
구절리에서 아우라지까지 약 7km의 거리에 소요시간은 대략 40분정도.
첫 터널을 지난 후에 만나는 내리막길은 스릴 만점이고 두번째 터널은 분위기 만점이며 세번째의 긴터널은 뭐 그냥 좋다.
가끔 비가 내렸지만 큰비는 아니여서 다행이였는데 도착한 걸 하늘이 어케 알았는지 도착하자 마자 큰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중간에 사진을 찍어 주는 사람이 있고 종착역에 도착하면 바로 그 사진을 볼 수 있다.
얼떨결에 도착해서 거금 10000원을 주고 사진을 찾았다.
문경은 짧은 거리를 왕복으로 운행하고
곡성은 섬진강을 따라 가서 버스를 타고 돌아 오는데
정선은 거리도 길고 터널도 지나고 스릴도 있고 완전 최고다.
그리고 또 한가지 특색이라면 종착역인 아우라지역에서 출발지인 구절리역까지 기차로 이동한다는 거.
나름의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예상보다 출발이 늦었는지 다시 구절이에 오니 6시20분이다.
이제 집으로 가야 할 시간.
고속도로로 간다는 형님을 따라서 같이 갈 걸 잘난척 하느냐고 국도로 오느냐고 고생고생 생고생만 했다.
어느순간 부터 말이 없는 미소를 보니 또 자고 있는 것 같다.
피곤하겠지...그래 왜 안 피곤하겠어.
그래서 혹시라도 잠이 깰까봐 음악 소리도 줄이고 수명을 다한 와이퍼 때문에 빗속을 조심조심 신경을 쓰면서 집에 도착하니 허걱...10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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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에 쉬지도 않고 3시간 이상 운전을 했기 때문에 당연히 밥을 먹지 못 했다.
그래서 남은 돼지와 이슬로 둘만의 뒷풀이를 한다.
시작은 좋았는데...
이것저것 준비하느냐고 고생했어...애기.
운전하느냐고 오빠가 더 고생했지.
그런데...
이슬에 젖어 갈 무렵에...
오해.
오해는 다른 사람의 생각을 내 기준으로 판단하기 때문에 생기는 것 같다.
그 사람은 전혀 아닌데 그냥 내가 그렇게 생각하니깐 그 사람도 그런 생각이겠지 하고 판단해버리는 것은 아닌지.
나는 혹시라도 곤하게 자고있는 미소가 깰 까봐 구름과자도 꾹 참고 밀려오는 졸음도 참으며 음악의 볼륨도 줄이고
겨우겨우 목숨을 유지하고 있는 가스도 충전을 안 하고 그냥 왔는데...
왜 말 한마디 안 하고 그냥 왔느냐고...하면...
어쩌라구 나는 어쩌라구.
불필요한 생각이 오해를 낳고 또 때로는 혼자만의 너무 깊은 생각이 오해를 키운다.
애기야...
괜한 오해같은 거 하지 말고 마음 편하고 행복하게 살자.
자....약속.
알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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