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암사 삼거리를 지나서 저 멀리 가야 할 늦은맥이제 방향을 바라보며...
음.
여기가 어디냐..
바로 여기가 무릉도원이라...
지금 이 순간 내가 신선이라면 신선이다.
아마도 저 멀리로 가면 동해바다의 푸른 물결이 나를 반갑게 맞이해 주겠지.
내 몸이 가볍게 날 수만 있다면 저기 어딘가에 있을 태백이며 선달이며 많은 산들을 둘러보고 올텐데...
아...아니다...미소를 태우고 가야하는데...
조금 어렵겠지...헤헤
배 많이 고프지...조금만 참아.
힘들거나 다리 아프다는 말 한마디 없이 나 보다 등산을 더 잘 하는 미소.
내가 복은 타고 났나보다...
국망봉
애기야...
이제 나라를 잃은 슬픔을 가슴에 묻고 험한 산을 넘을 일은 없지.
산은 오빠와 함께 즐거운 마음으로 다니고
그 맑은 미소와 작은 꿈과 그 마음은 영원히 잃지 말길...
상월봉을 향해가는 길은 완전 철쭉터널이다...
한때 이런 생각을 했었는데...철쭉은 만개할때 여기에서 야영을 하면 얼마나 좋을까...
넓은 공터에서 점심을 먹는다.
그런데 바람이 거세다.
다행히 미소는 긴팔을 가지고 왔다...안 그랬으면 밥 먹으면서 덜덜 떨었을 텐데...
다음부터는 산행준비에 좀 더 신경을 써야겠다.
그런데 점심먹으면서 뭐가 그리 즐거웠는지 지금 생각해도 웃음이 나는건 왜일까...
하산후에 차가 잘 굴러갈지 어떨지는 안중에도 없이 까맣게 잊고
지금 산행을 하는건지 아니면 사진촬영을 하고 있는건지....
음...
여기는 사진보다 현장에서 보는 풍경이 훨씬 좋은것 같네...
벌써 몇시간째 산에서 이러고 있는거야...
뭐...어때...좋찮아.
그리고 이제 내려가기만 하면 되는데....뭐.
사진놀이에 열중하다가 상월봉은 그냥 통과하고 늦은맥이재는 사람들이 있어서 그냥 패스한다.
그리고 처음의 진흙길에 급경사를 조심스럽게 내려와서 이제부터는 띵까띵까 여유롭게 걷는다.
인적없는 녹음이 우거진 조용한 산길에서 한발한발 걷는 기분이 참으로 좋다.
가끔 쉬면서 간식도 맛있게 먹고.
얼마을 내려왔을까...
계곡에 물이 세차게 흐르고 있다.
그런데 다른곳에서는 그 흔한 철다리 하나없다.
아....그래서 폭우가 내리거나 장마철에는 이 벌바위골로는 산행을 하지 말라고 했구나...
정말이지 비가 온 다음날이나 비가 내리는 날에는 정말 위험하겠다.
하지만 지금은 중간중간 다소 위험한 곳은 있지만 어렵지 않게 계곡을 건너고 이제 오솔길을 슬슬...
얼마 후 새밭유원지가 나와서 우리는 넓은 길을 버리고 유원지을 통과하면서
먹음직스럽게 익어가는 닭백숙에 할일없이 눈길만 한번 보내고 족욕을 하러 계곡으로...
"아 차가워"
시원하다 못해 차가운 계곡에 발을 담구고 오늘 수고한 발에게 시원함을 선물한다.
그리고 이제 다시 집으로...
과연 차는 잘 굴러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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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시동은 걸리니깐 OK
그리고 앞으로는 가니깐 OK
지금부터는 무조건 앞으로만 가는거다.
고속도로에서 비상깜박이 커고 거북이 걸음으로 조심스럽게 달리다 아무래도 느낌이 이상해서 중간에서 고속도로을 빠져 나와 국도를 다리는데...
그런데...
얼마 후 무슨 이야기를 하다 와이퍼를 움직였는데...
그런데...
와이퍼가 슬로우비디오로 움직인다...헐.
순간 아...이건 방전이다...라는 느낌이 들어서 바로 옆에 보이는 주유소에 차를 막 세웠는데...
그런데...
바로 몇초후에 스르르 시동이 꺼진다...허걱.
아...진짜 살다살다 별일 다 겪는다.
별 생각을 다 해 본다.
만약에 고속도로에서 막 달리다가 섰으면...
또는 국도 어디간에서라도 달리다가 섰으면...
그리고 만약에 신호대기라도 하고 있다가 섰으면...
사고가 안 났으니깐 지금 이렇게 미소와 단둘이 웃면서 얘기를 하고 있지만 정말 큰일날뻔했다.
그래서 미소와 둘이 하는 말...
"이제부터는 새롭게 두번째 인생을 사는거니깐 더 열심히 잘 살자."
제천..시골동네.
토요일이라서 그런지 왜 그런지
그 많은 카센타들이 다 문닸았다.
그래서 여기저기 수십군데 전화를 해서 어렵게 어렵게 영업중인 카센타 찾아서 응급조치만 하고 다시 그 차를 끌고 집으로...
이제 너는 생명이 다했다.
폐차다.
그동안 정말 많이 고마웠고 진짜 수고 많이했다.
거의 움직이지도 못할 몸으로 동해, 남해, 서해바다까지...
그리고 지리산이며 설악산이며 오늘 소백산까지...
정들은 나의 애마여..
이제 안녕.
다음 날 바로
중고차 시장에 가서 새로운 애마를...
이쁘고 귀여운 애마야.
한 순간도 사고없이 항상 안전하게 잘 부탁해.
너도 상처하나 없이 아프지 말고 오래오래 항상 건강해야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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