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지리산 산행을 위해 토요일 아침에 일찍 집을 나선다.
예상했던 비가 내리고 있지만 기상청의 예보가 맞다면 산행을 시작할때 쯤이면 파아란 하늘을 볼 수 있으리라.
그러나 남쪽으로 내려가면 내려갈수록 빗줄기는 더욱 굵어진다...이런 또
고속도로휴계소의 많은 사람들도 일기예보가 어떻구 저떻고 불만의 목소리가 가득하다.
암튼 일단 점심을 먹고 보자.
비는 계속 내리고 있는 가운데 유평리에 도착해서 간단하게 산채비빔밥을 먹으며 시간을 보냈는데도
비는 그칠 줄 모르고 계속 내린다.
급기야....
후배왈....
하늘을 보아하니 비가 금방 그칠것 같지도 않고 최소한 두세시간은 더 올 것 같으니깐 그냥 여기서 민박을 하면서
느긋하게 고기나 구워 먹고 산행은 내일 하잖다....흐그....끓는다 끓어.
내일은 또 어떻게 누가 보장을 한단 말인가...
조금만 더 기다려 보고 싶지만 2 :1 의 불리한 구성으로 인해 일단 양보를 한다...
그리고 민박비 3만원을 주고 난 후 한명은 방에서 취침준비를 하고 다른 한명은 벌써 고기를 구워먹을 생각을 한다.
그렇게 얼마간의 시간이 흘렀을까 빗방울은 떨어지지만 하늘을 보니 조만간 그칠것 같은 분위기다.
그래서 후배들을 어렵지만 살살 설득해서 민박비 3만원을 다시 돌려 받고 결국 산행 출발점인 새재마을로 향한다.
휴.....어렵다 어려워.
새재마을에 도착하니 빗줄기는 사라지고 투명한 하늘에 따사로운 햇살이 반갑게 그 모습을 드러낸다.
처음 와 보는 새재마을에는 생각보다 주민들도 산행하는 사람들이 많다.
여유있게 산행 준비를 하고 1시20분쯤에 드디어 산행을 시작한다.
산행을 시작하고 잠시후에 바로 만나는 다리가 있던 지점이다.
그런데 폭우로 인해 다리가 유실되면서 계곡을 건너는 길이 없어졌다....뭐냐 이건.
그리하여 건널만한 곳을 찾아 상류쪽으로 한참을 올라가 봤지만 결국 실패를 하고 다시 다리가 있던 곳으로 돌아와서 결국은
어렵게 어렵게 계곡을 건널 수 있었다.
그런데 처음 건널때는 그렇게 불안하고 위험해 보이더니 한번 건너고 나니깐 내가 왜 그렇게 불안해했는지 신기할 정도로
두번째부터는 식은죽 먹기처럼 아무것도 아닌지...
30여분간 방황하다 계곡을 건너고 한숨을 돌리며 잠시 휴식을 하고 있는데 웬 여인네와 어린학생 두명이 건너편에서 건너올려고 한다.
그냥 볼 수 없기에 마음착한 내가 계곡을 건널 수 있게 도와주며 세명 모두 무사하게 계곡을 통과하고 나니 산행을 이제 막
산행을 시작했는데 시간은 벌써 한시간이나 흘렀다.
뭐.....시간도 많이 지체되고 또 땀도 많이 흘렸지만 기분은 좋다.
아마도 우리가 조금만 더 빨랐거나 아니면 그 사람들이 조금만 더 늦었더라면 어떻게 됐을까...알수없다.
...다리는 언제 다시 그 모습을 볼 수 있을지...
계곡을 통과하면서 시간을 많이 소비했지만 오늘 산행은 치밭목까지 이기 때문에 산행시간은 여유있다.
그리고 처음걷는 이 길도 지리산의 다른길과 다르게 아주 수월하고 오르막도 심하지 않다.
그래서 어설픈 단풍도 보면서 수북히 쌓인 낙엽을 밝으며 느긋하게 산행을 한다.
중간중간 붉은 단풍의 모습이 아름답다.
새재와 유평리 갈림길의 삼거리.
10여년전의 폭설이 내린 겨울날 여기에서 점심을 먹은 적이 있었는데.
중간에 길을 잃고 많은 시간을 헤메이기도 하고...아...아련하다.
여기까지는 길도 수월하고 급격한 오르막도 없기에 아주 편안하게 산행을 했는데 이제부터는 끝없는 오르막이리라.
하지만 거리도 짧고 시간도 금방이다.
날씨가 따뜻해서 반팔을 입었는데도 땀이 나고 은근 덥다.
옛 추억을 생각하며...
삼거리에서 새재로 가는 길을 돌아보며.
울긋불긋 떨어진 단풍을 밝으며 걷는 길이 참으로 좋다.
등산로에서 멀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그 동안 한번도 가 보지 않았던 무재치기폭포
잠깐이면 되는데 뭐가 그리 바쁘기에 그냥 스쳐지나기만 했는지.
여유있게 살 자.
비가 내린 후라서 그런지 수량도 풍부하고 삼단으로 떨어지는 폭포의 모습이 멋있다.
그런데 웬일인지 이정표에서 무재치기폭포 안내판을 빼 버렸다.
왜...글쎄...모르겠네.
중간중간에 많이 휴식을 했음에도 생각보다 빠른 5시 10분경에 오늘의 목적지인 치밭목에 도착했다.
계곡에서 만났던 사람들이 어둡기 전에 도착해야 될텐데...
해가 떨어지고 바람이 불면서 추워지기 시작한다.
그런데도....헐....이유는 알 수 없지만 산장 안에는 못 들어가게 한다.
그래서 배낭은 밖의 밴취에 나두고 조그만 취사장에 저녁준비를 한다.
우선 샘터에서 물을 떠 오고 추우니깐 따뜻한 국물을 위해 라면 하나 간단하게 끓이고 한명은 밥을...
그런데 우라질...내 버너가 말썽이다.
아마도 지난번 야영때 버너에서 부품하나가 탈출을 한 모양이다....우쒸
그러는 사이에 걱정했던 세명은 이미 도착해서 우리보다 빠르게 삼겹살을 구워 먹기 시작한다...꼴깍꼴깍
버너 하나는 그 의무를 포기했지만 우리도 맛나게 삼겹이와 이슬이를 몸 안으로 보내준다.
이제 추위도 사라지고 또 다시 이런저런 맨날하는 그렇고 그런 얘기를 하고 또 해도 즐겁다.
어둡이 내리기 시각하면서 생각보다 꽤 많은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여들고 조용하던 산장이 시끄럽다.
예전에는 잘 자고 있던 한밤중에 알수없는 사람에게 황당한 피해를 입은적도 있었는데.
뭐...암튼 이제 술도 더 이상 그 모습을 찾아볼 수 없고 삼겹이도 그 모습을 감췄으니 이제 자자.
천왕봉을 올라갈것도 아닌데 다음날 새벽부터 후배가 일찍 깨운다.
아마도 야구를 보려고 평소답지 않게 서두르는게 분명하다.
그 시간에 이미 많은 사람들이 일어나서 아침을 준비하는 사람도 있고 일출을 담기위해 카메라를 들고 기다리는 사람들도 있다.
덕분에 일출을 잘 봤다.
한명은 식수준비, 한명은 아침준비, 나는 일출구경...
물론 먼저 정상을 향해 올라가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우리도 아침을 먹고 남았있는 다른 사람들보다는 빠른 8시쯤에 하산을 하기 시작한다.
하산을 하는 중간중간에 폭우로 인해 길이 사라졌다 나타났다를 반복한다.
그리고 비가 얼마나 많이 왔었는지 그 상상을 하기 힘들 정도로 계곡의 상처가 심했다.
때문에 아름다웠을 계곡의 모습이 보기에도 안타깝게 변해버렸다.
길이 없는 곳에서는 그냥 이런 계곡을 따라 걸으면서 편한길을 걸을 때보다 더 즐겁고 재미있는 산행을 한다.
시간도 많으니 그냥 아무데나 주저앉아 쉬고 참으로 좋다.
길이 없으면 만들면 되고...
길이 없는 덕분에 계곡을 따라 걸으니 중간중간 작은 소와 폭포을 덤으로 만날 수 있어 더 없이 기쁘고 재미있는 산행의 묘미를 느낄 수 있어 좋다.
오늘도 어김없이 오지산행을 했지만 언제나 그렇듯 우리에게는 불평불만이 아니라 그 만큼의 즐거움과 추억으로 다가 온다.
새재마을에 있는 이정표.
휴식과 오지산행을 반복하고 너덜길 같은 등산로를 한참을 걷다보니 어느덧 11시30분쯤에 어제 출발했던 그 곳에 도착한다.
어제와 오늘, 전체적으로 산행시간은 짧았지만 처음으로 가 보는 길도 있었고 뜻하지 않은 오지산행도 하면서
드문드문이지만 붉은 단풍도 보고 멋있는 일출도 볼 수 있어서 더 없이 기쁘고 즐거운 산행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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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재마을에는 처음으로 와 본다.
선입견으로는 그냥 산속 시골풍경을 생각했는데 마을 전체가 거의 펜션과 식당을 겸하고 있고 또 사람들도 아주 많이 찾는다.
산행을 하기위해 오는 사람들도 많지만 자녀들과 함께 산속마을로 여행을 오는 사람들이 많은것 같다.
그리고 새재에서 대원사 주차장에 이르는 길에도 많은 사람들이 여유롭게 산책을 즐기고 있었다.
대부분이 가족끼리, 어쩌다 연인끼리....뭐...다 좋다.
대원사에 들려서 짧은 기도라도 드리고 싶었으나 온통 야구에 정신이 팔려있는 후배를 생각해서 그냥 통과한다.
하긴 사찰은 산 곳곳에 많이 있으니깐.....
다음 기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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