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야기

서산 개심사 겹벗꽃

산빛사랑 2012. 5. 2. 16:47

근로자의 날이다.

 

모처럼 뜻밖의 휴일을 맞아 나들이를 생각해 본다.

맑은미소가 오전 수업이 있기에 굳이 먼곳 보다는 가까운 곳으로 가기로 정하고 이곳저곳을 생각해 보다가

서산 개심사의 벗꽃이 지금 절정이라는 소식을 듣고 개심사로 방향을 잡는다.

 

모두가 쉬는 휴일이 아니라 그런지 한가한 고속도로를 달려 개심사 입구에 도착하니.....헐.

차들이 왜케 많은거야.

암튼 개심사 겹벗꽃이 이렇게 유명한가..하면 새삼 놀란다.

 

2010년 10월에 나 홀로 안면도 여행을 하고 돌아오는 길에 개심사을 찾았을 때는 물론 공사중이였지만 한가하고 고즈넉했는데...

생각보다 많은 차량과 꽃구경 인파로 인해 나름 한가롭게 꿈꾸던 사찰여행은 물건너간다.

 

암튼 그래도 어느정도 예상은 했으니깐 그러려니 하고 우선은 미소가 맛나게 준비한 도시락을 먹을 시간이다.

복잡한 주차장을 피해 개심사 입구에 마침 좋은 자리가 있어 차를 주차하고 그늘에 자리를 핀다.

그리고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일단 맛나게 밥 부터 먹자.

 

식사중에도 많은 차량들이 가고 오고 또 가고 오고...

 

밥을 먹고 슬슬 개심사을 향해 오르는데 느낌상 이 시기에 이건 뭐 도저히 벗꽃이 있을리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바로 어제 인터넷에서 개심사 벗꽃이 만발했다는 글을 보았으면서도 말이다.

 

뭐 일단 가보자...

 

2년전 혼자 왔을때을 회상하며 오르는 짧은 길이 새삼 아주 먼 추억처럼 느껴진다.

그때는 그냥 답답한 마음에 어찌보면 아무 생각없이 마음에 위안을 찾아 왔던 것 같다.

그리고 인적없이 한적한 경내를 혼자서 이리저리 돌아 보고 대웅전에서 어설프게 삼배도 올리고...참

 

그런데 오늘은 나들이을 위해 미소와 함께하는 즐거운 시간이다.

짧은 등산로를 오르고 난 후에 드디어 보이기 시작한 개심사 경내에는 정말 벗꽃이 있다.

이름하여 그냥 벗꽃이 아닌 겹벗꽃이란다.

 

개심사에 도착하니 살아있는 지금까지 보지 못한 생전 처음보는 화려하고 탐스런 벗꽃이 그야말로 장관이다.

그리고 그 화려함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많은 사람들...

꽃의 빛깔도 한가지가 아니라 형형색색 암튼 여러가지 색이라서 더 아름답고 예쁘다.

 

지금 눈으로 보는 것 보다 몇배 몇십배 몇백배 더.....정말.

그 중에서 제일 인기가 많았던 벗꽃나무

 

마치 두팔을 활짝 펴고 멀리서 오는 반가운 사람을 맞이하는 듯한 포근함이 느껴지는 나무다.

주변에 사진을 찍는 사람들도 그리고 대기하고 있는 사람들도 너무 많아서 한참을 기다리다 사람들을 피해서 그나마 어렵게 한장...찰칵.

사진 실력이 부족해서 예쁜 꽃의 모양이 잘 안 나왔네....아까워라.

하얀 바탕에 옅은 녹색 무늬가 그리고 살짝 붉은 속살이...

마냥 즐거워라 하는 미소를 보니 집에서 뒹굴뒹굴 하지 않고 잘 나왔다는 생각이 든다.

만약 그냥 집에 있었다면 특별한 이유없이 티브와 신경전을 벌이거나 방바닥과 씨름에 열중했을 텐데...

 

짧은 생각을 바꿔 이렇게 사랑하는 미소와 함께 아름다운 꽃을 바라보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으니 참으로 좋다.

일단 볼 만큼 봤으니깐 대웅전에 가서 삼배을 드리자.

그런데 2년전에도 사찰을 공사중이였는데 지금도 끝나지 않고 계속 공사중이다.

그래서인지 조용해야 할 경내가 다소 소란스럽고 또 그만큼 내 스스로 경건한 마음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거...이상하네...날씨가 좋았는데 왜 사진은 흐리게 나왔지.

귀신이 혹할 노릇이네.

캬...말이 필요 없을 정도로 정말 정말 어여쁘다.

일반 벗꽃과는 다르게 꽃이 몇겹으로 이루어져 있어 더 화려하고 벗있다.

 

이 꽃은 맑음을 향한 나의 순수한 사랑의 표현이고...

땟깔봐라....

어찌 이렇게 깨끗하고 고울수 있을까.

 

이 꽃은 미소를 향한 나의 뜨거운 열정의 표현이라...

요기서도 몇번의 시도끝에 힘들게 나름의 깨끗한 증거자료 남기기에 성공했다.

 

그리고 전망대를 갈려고 했으나 시간 관계상 다음에 기회가 있으면 아예 산행을 하기로 하고

짧은 절정기를 맞아 그 화려함과 아름다움을 뽐내는 수많은 꽃들을 뒤로 하고 발길을 돌린다.

 

2년전

 

종교가 없는 무신론자이지만 무거운 마음을 열고자 기도를 드리고...

마음의 고통은 지난것을 버리지 못하는 집착과 많은것을 가지려는 욕망에서 시작된다.

이미 지난 과거는 기억의 저편에 아련한 추억으로 남기고

욕망보다는 작은것에 만족할 줄 아는 마음을 가질 수 있기를.

 

이런 생각을 가슴에 담으며 개심사를 나왔다.

그랬던 내가 지금은

 

 어둠같은 마음을 열어 작은 것에 만족할 줄 아는 한 사람을 아내로 맞이하여

아련한 추억은 기억 저편으로 날려 보내고 지금은 행복하고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어 가고 있다.

큰 욕심은 없지만 지금 나의 가장 큰 욕심이라면 지금의 아내와 언제나 사랑하며 행복하게 사는거다...

아....이제 얼마 있으면 부처님 오신날이구나.

 

비록 짧은 등산로지만 누구와 함께 하느냐에 따라 이 길이 주는 의미는 하늘과 땅 차이다.

 

혼자 투덜투덜 상념속에서 걸을때와...

단둘이 사랑의 언어를 속삭이며 걸을때...

오늘은 마음을 활짝열고 와서 아름다운 겹벗꽃을 보고

그 꽃보다 더 아름다운 행복을 가슴에 담고 돌아 갑니다.

지도에 가야산과 일락산이 보이네.

 

예전에 가야산에 가서 때이른 폭설을 맞나 뜻밖의 즐거움을 만끽한적이 있었는데...

차량회수의 문제만 아니라면 가야산에서 개심사까지 등산을 했으면 좋겠다.

'여행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괴산 제월대펜션에서...  (0) 2012.06.13
해미읍성에서...  (0) 2012.05.02
베어트리파크 - 2  (0) 2012.04.30
천안 베어트리파크에서...  (0) 2012.04.30
곡성 기차마을 그리고 광한루  (0) 2012.0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