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삼일동안 우리 둘을 따스하게 감싸주었던 설악산을 뒤로하고 양평으로 간다.
미시령터널을 지나 양평으로 가는 길은 한가롭기만 하다.
애기의 나 홀로 산행 백담사입구 용대리를 지나고 내가 산행했던 12선녀탕입구 남교리를 지나 북한강변을 끼고 달리는 길은 나름의 운치를 더해주고 있다.
그런데 서울춘천고속도로를 잘 달리던 차들이 갑자기 번쩍번쩍 두 눈을 반짝이며 속도를 늦추기 시작한다.
어.....이러면 안 되는데...
예정시간 보다 늦을 것 같아 펜션에 미리 전화를 한다.
왜
나름의 이벤트라면 이벤트랄까 뭐 그럴걸 준비를 했기에...
도착 30분전에 다시 전화를 하란다.
그래야 미리미리 촛불을 예쁘게 커 놓는다고...
주차장같은 고속도로 때문에 약간의 어려움이 있었지만 다시 약속한 그 시간에 양평의 북한강변에 있는 스파펜션인 아바타펜션에 도착한다.
허걱...
어둠속 초행길이라서 그런지 약간은 미로같은 길을 따라 언덕에 오르니 갑자기 무슨 성같은 건물이 나타난다.
헉...화려하게 꾸민 조명에 암튼 표현하기 힘들만큼 잘 만들어 놓은 펜션이다.
주중의 휴일저녁인데도 웬 차들이 이렇게 많은지 나는 모르겠다.
뭐...아는 사람은 알겠지.
문을 열고 들어 가니 형형색색의 촛불들이 아름다운 불빛으로 타오르며 우리 두사람을 향해 어서 오라며 뜨거운 손짓을 보낸다.
산행때문에 2박3일동안 제대로 씻지 못했기에 우선 가볍게 샤워를 하고 아롱아롱 타오르는 촛불속에 둘러쌓인 스파를 둘러 본다.
욕조에서는 피로를 씻어 줄 맑고 깨끗한 물이 온기를 품으며 요염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아무리 좋아도 우선 급한건 배에서 들려오는 전쟁의 소리를 잠재우는 거다.
우선 촛불과 더불어 이벤트로 주문한 맛난 고기와 함께 이슬과 기타 필요한 먹거리들을 준비한다.
그네들은 5분 대기조의 준비상태에서 바로 왔으나 숯에 불이 잘 붙지 않아서 아저씨가 많이 고생을 하신다.
그리하여 둘만이 있고 싶은 분위기를 위해 "아저씨 그냥 제가 할께요" 라며
아저씨를 가능한한 빨리 보내고 나름의 실력으로 불을 피우고 이제는
낭만 분위기속에서 한잔술과 함께 사랑의 언어를 나눈다.
달콤한 포도주를 한잔 하고...
음...이리와
맑은 이슬이도 한잔 하고...
음...좋다.
흔들리는 촛불과 달콤 쌉싸름한 한잔술속에 모든것이 좋았다.
특히나 월풀(?)욕조의 맞사지가 참으로 좋다.
그리고 아 또 뭔가가 있었는데 생각이 잘 안 나네...우쒸
암튼 이것도 좋고 저것도 좋고 다 좋았다.
그런데...
이제 먹을것도 다 먹고 마실것도 다 마시고 밤도 깊은 시간이라서 대충 정리를 하고 방으로 들어 갔더니...
와...어찌 이런일이.
부인...이건 아니잖아요...나한테 왜 그러세요...네
산행으로 피곤한 몸에 이슬에 취한 몸이 자기도 모르게 스르르 잠에 빠져 들어는지 쿨쿨 꿈나라다.
헉...속은 부글부글
얼굴은...울그락불그락
뭐 아무리 그래고 별수있나...나도 그냥 자야지...켁.
말 그대로 꿈에서나 일어날 것 같은 꿈 같지 않은 밤을 보내고 다음날 아침으로 부근의 무슨 식당에서 이상한 밥을 먹고 종합촬영소로 간다.
먼저 공동경비구역을 촬영했던 판문점의 상태를 점검하고 민속마을세트에 갔더니 뭔가를 촬영하는지 출입금지란다...우라질.
그냥 발길을 돌리려다 혹시나 해서 잘 부탁을 했더니 소리를 내지 말라는 조건으로 허락을 한다...아싸.
그래서 촬영하는 장면을 10여분간 구경을 하는데...
이름있는 주연이나 조연급은 몰라도 그 외에 무명의 단역들은 생각보다 더 엄청 고생이다.
맨땅에 넘어지고 몸에서 피가 나도 누구하나 돌봐주는 사람도 없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하긴 많은 유명인들도 다 저렇게 무명의 서러운 시기를 거치고 난 후에 지금의 빛나는 영광을 누리고 있겠지만...
민속마을세트는 다음에 다시 보기로 하고 태양아래 길을 걸어 운당에 도착하니 여기는 한산하고 아주 좋다.
둘밖에 없는 넓디넓은 집에서 이리저리 왔다갔다 집 구석구석을 다 돌아 돌아 본다.
기다리다 지쳐...
미소는 보는 것만으로는 만족을 못하는지 여기저기 구석구석을 카메라 담는다.
이유는...
나중에 아담한 한옥집을 짓고 살고 싶기 때문이라고...
그리하여 미리미리 자료를 모으고 검토를 하고 구상을 하고...
언제 그 꿈을 이루어줄 수 있을지...
지금으로서는 실현가능한지 조차 불투명한데, 그래도 열심히 살다보면 가능성이 조금씩 커지겠지...그래야지.
꼭 그렇게 되야지.
운당을 둘러 보고 내려오는 길에 다시 민속마을에 도착하니 지금은 점심시간이라서 촬영을 하지 않기 때문에 입장이 가능하단다.
그리하여 아아아 이름은 생각이 안 나지만 촬영하면서 거물급의 중견 탤런트가 탔던 그 가마에 미소가 살짝 타 본다.
촬영때문인지 저잣거리에는 많은 물건들이 나와 있다.
부인. 시장이나 좀 보고 갑시다.
여기는 포목상인가, 아니면 이불을 파는 곳인가.
암튼 많이 파세요...부인
여기는 약초을 파는 곳이네.
그런데 약초을 파는 사람의 모습이 너무 신식이라서 영 아니올씨다네.
암튼 뭔지 모르지만 촬영을 하다가 점심식사를 하는 모습들도 극과 극처럼 참으로 다르다.
빈부의 차이, 인기의 차이, 암튼 차이차이차이
목마름으로 물이 아닌 무슨 음료수를 마시고 이제 실내로 들어 가서
무슨무슨 시설을 관람하고 체험도 하고
구경 한번 잘 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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