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야기

제주여행 1 - 큰엉경승지

산빛사랑 2012. 7. 13. 12:16

다른 사람들 보다 조금 일찍 반쪽의 여름휴가를 떠난다.

장소는 제주도.

 

신혼여행으로 설악산만 등산을 해서 왠지 모르게 서운한 느낌도 들기에 이번 휴가는 제주도를 가기로 했는데 그런데 이번에도 주목적은 한라산등반이다...헐.

비행기표는 지난 2월인가 3월에 미리 예매를 해 놨고 숙소는 이번에는 아예 텐트치고 야영이다.

 

청주에서 힘차게 날아오른 비행기가 제주공항에 사뿐히 내려 앉는다.

시간은 7시30분.

 

렌트카 찾고 숙소 예정지인 공항에서 그리 멀지않은 이호태호해변에 도착한다.

가는 길에 먹거리를 사려고 했으나, 이 동네는 어케 길가에 슈퍼도 하나 안 보인다...우라질.

뭐 가 보면 있겠지...있기는 개뿔.

 

야영장은 해변에 있는게 아니라 해변에 있는 관리실 뒤편에 있다.

장소는 그리 크지는 않지만 나무그늘 아래 자리잡고 있어서 좋다.

사용료도 안 받는데 관리는 깨끗하게 잘 해 놨다.

 

야영장에는 텐트 몇동이 있고 모두들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우리도 일단 텐트를 치고 미소에게 잠깐 기다리라고 한 후에 먹거리를 사러 간다...

이리 한바퀴, 저리 한바퀴...그래도 슈퍼다운 슈퍼는 아니 보이고...아앙.

 

왔던 길을 돌아 다시 가다보니 저 멀리 이쪽마트가 보인다...아싸.

그러나 시내를 통과해야 하는 상황이라서 거리는 가까운듯 한데 시간은 잘도 흘러 간다.

주차를 하자마자 뛰듯 달려 들어갔으나 이건 뭐냐...

남들은 맛난 음식을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을때, 낯선 곳에서 혼자있을 미소를 생각하면 마음은 급해 죽겠는데 지하에는 쇼핑카트도 바구니도 없단다...

썩을...얼어죽을...깨뿔...혼자 궁시렁궁시렁.

화를 싹이며 다시 기어 올라가서 바구니 가지고 내려와 미소와 전화 통화를 한 후에 이것저것 산다.

 

오늘의 주메뉴는 흙돼지.

그러나....헉....삼겹살 한근에 무려 이만원정도...

비싸기는 뒤지게 비싸네...그래도 미소가 먹고 싶다고 하고 또 제주도에 왔으니깐 한번 먹어 봐야지.

 

부랴부랴 사 가지고 야영장에 도착하니 기다리다 지친 미소는 어딘가를 바라보며 멍하니 있다.

애기야...미안미안. 많이 기다렸지.

이제부터 맛있게 먹자.

남들은 이제 서서히 잠자리에 들 준비를 하는데 우리는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먹기 시작한다.

지글지글 요란한 소리를 내며 익어가는 삼겹살 소리가 정답다.

애기야...좋지...음.

오빠도 너무너무 좋아.

 

밤하늘에 별이 있었는지 없었는지 암튼 이슬이 흔적없이 사라진 가운데 밤은 깊어 간다.

내일을 위해 이제 잘까....생각하고 있는데...

미소왈......오빠 해변에 가자...

그래...가자...와와와

 

그리하여 이슬을 온몸에 흠뻑 적신상태로 야한 밤중에 해변에 가서 둘만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온다.

남들이 보면 아마.....뭐라뭐라 했을지도 모르지만 제주도에 온 기분을 맘것 즐겼다.

그리고 어케 잠이 들었으리라...

 

느낌이 이상해서 눈을 뜨고 시계를 보니 8시45분...헉.

애기야 빨리 일어나...늦었다.

그런데 서둘러서 밥을 해 먹으면서 시계를 다시 보니 뭐야 이건...아직 8시도 안 됐네.

어케...둘다 시계를 잘못 볼 수가 있을까.

 

서로가 어이없어 웃으면서도 시간의 여유가 생겨서 좋다.

 

자...그럼 오늘의 일차 목적지인 큰엉경승지로 가 볼까.

큰엉경승지는 신영영화박물관과 금호리조트 뒤편의 해안절경지다.

 

처음에는 영화박물관에 주차를 하고 가려고 했는데...개뿔 영화박물관 입장권을 소지해야 입장이 가능하다고 한다...참 가지가지 한다.

누가....주차장에 있는 안내판이.

알았다 알았어...내가 안 간다.

그래서 바로 옆에 있는 리조트주변에 마음 편하게 주차를 하고 해안의 절벽을 따라 조성해 놓은 산책로를 다정하게 걷는다.

아직은 많이 알려지지 않은 듯 찾는 사람들이 적어서 아주 조용하고 한적하게 걸을 수 있어서 정말 좋은 곳이다.

여유로운 발걸음을 옮기다 보니 저 멀리 물질을 하는 해녀들의 모습이 보인다.

요즘의 해녀분들은 다 나이가 지긋하신 분들일텐데 저렇게 물질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한편으로 짠한 마음이 드는것은 왜일까...

혹시 이 시간에 어머니도 뜨거운 태양아래서 밭일을 하고 계신건 아닐까.

산책로를 거닐다 해변으로 좀 더 가까이 내려 가 본다.

 

위에서 단순하게 산책로를 걷다 내려와서 해안의 절벽들을 보니깐 정말 멋있고 아름답다.

위험하니깐 조심하라는 미소를 말을 들으며 조심스럽게 내려가서 나름의 폼을 잡고 찰칵.

 

캬...풍경 좋네. 좋아.

 

오전인데도 햇볕이 제법 따갑다.

때문인지 땀이 흐른다.

그래서 정자에서 잠깐이지만 미소의 무릅을 베고 푹 쉰다.

하...그 냥 누워서 한숨 자면 딱 좋겠다.

리조트뒤편에 있는 큰엉바위.

 

멀리서 보았던 해변동굴을 가기위해 이 바위를 돌아 해변으로 내려간다.

아무도 없는 해변으로...

바닷가로 내려가니 생각보다 더 멋있고 운치있는 장소가 우리 두사람의 품에 들어 온다.

한쪽에는 해안절벽이 있는데 그늘도 제공해 주고 쉴 공간도 있고 정말 아늑하고 좋다.

눈 앞에서는 파도가 치고 있지만 지금 우리가 있는 이곳은 잔잔한 물결속에 바닥에는 단체로 소풍을 왔는지 바다고동들이 무척이나 많다.

고동도 잡아 보고 물장난도 치고 어찌보면 아주 둘만의 영화 한편을 찍어다는 생각이 들만큼 너무나 환상적인 시간을 보낸 곳이다.

해안동굴의 그늘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나의 미소

애기야...

오빠나 하니깐 이렇게 좋은데도 오는거야...알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둘만의 영화촬영을 하다보니 배 고프다.

우선 선물부터 사고 밥 먹으러 가자.

부부농장에서 선물을 사고 주변에 먹을만한 곳을 물으니 아직 총각인듯 착하게 생긴 사람이 자리물회를 맛잇게 하는 곳이 있다며 알려준다.

소개를 받고 간 다래식당

신영영화박물관에서 서귀포쪽으로 한 10여분의 거리일까..

 

곁으로 보기에는 그냥 평범한 동네식당이다.

그런데 식당앞에 차들이 왜 이렇게 많지.

 

일단 들어가서 자리물회와 한치물회를 주문 하려고 했는데 한치물회는 한치가 안 잡혀서 오늘은 없다기에 자리물회를 주문한다.

미소와 나, 둘다 처음 먹어 보는 한치물회.

음.....그 맛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암튼 푸짐하게 나 온 그 양이 많은 걸 안 남기고 다 먹었으니 더 이상 할말이 필요없겠지.

둘이 맛나게 먹고 있는 중에도 끝임없이 사람들이 나 가고 또 들어 오고...

 

불어 오른 배를 퉁퉁 튀기며 이제 다음 목적지인 사려니숲길을 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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