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야기

추억이 묻어나는 낙안읍성

산빛사랑 2013. 3. 4. 16:24

아주 푹 자고 일어난다.

 

나는 지난 이틀간의 여독이 좀 풀리는 것 같은데 미소는 웬지 모르게 피곤해 보이고 조금은 힘들어 하는 것 같아 보인다.

그래...왜 안 피곤하겠어.

이틀동안 참 많이도 걸었지.

 

나름 여유를 부리며 느긋하게 아침을 먹고 방 정리하고 밖으로 나왔는데 앞에 있는 방은 아직도 조용하다.

어쩐지 어제 늦은 시간까지 문이 닳도록 들락날락 하더라...

왜...문 앞에있는 이슬을 한병한병 방 안으로 가지고 가느냐고...

일단 차는 그냥 민박집에 두고 카메라만 가지고 나와서 슬슬 읍성탐방을 시작해보자...

민박집 밖으로 나오니 부지런한 사람들은 벌써 카메라를 들고 읍성 구석구석을 돌아 보고있다.

자녀들과 함께 온 사람들이 많이 보이고 가끔은 연인끼리 다정하게 걷는 모습도 보인다.

우선 성곽에 올라 한바퀴 돌며 읍성을 한눈에 바라보자.

아침 바람이 다소 쌀쌀하게 불지만 시원하고 상쾌하다.

 

읍성 정문에 올라 바라보니 읍성 여기저기에 벌써 많은 사람들의 모습이 보인다.

하지만 아직 성곽을 둘러 보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아서 요렇게 다정하게 초가지붕을 배경으로 찰칵...

요즘 아이들은 저런 초가지붕이 신기하기도 하고 저런데서 어떻게 살았을까 궁금하기도 하겠지...

낙안읍성은 그냥 보여주기 위해 인위적으로 꾸며 놓은 집이 아니라 지금 현재 실제로 사람들이 살고있는 곳이라서 더 정감이 간다.

옹기종기 모여있는 초가지붕의 모습이며 낮은 돌담의 모습들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새록새록 어릴적 추억이 떠 오른다.

읍성에서 전망이 가장 훌륭한 곳이다.

성곽을 돌다 보니 서문 근처에 대나무가 있는 곳이 나오고 조금 더 걸어가니 순간 오래된 옛날 사진첩을 펼쳐 놓은 것 같은 그림이 눈 앞에 쫙 나타난다.

 

예전~~~~~옛날 옛날에~~

지금 보이는 모습과 비슷한 동네에서 달리기를 하면서 골목을 뛰어 다니며 신나게 놀고

또 숨박꼭질을 하면서 남에 집 안에 들어가서 아무데나 그냥 막 숨기도 하고

그러다가 가끔은 장독대의 항아리를 박살내기도 하고

그렇게 정신 줄 놓고 놀고 있다보면 가끔은 엄니가 이제 그만 놀고 밥 먹어라...하면서 부르시곤 했는데...

아~~~~~~~~~~벌써 세월이.....

 

아침에 학교에 가서 밤 늦게까지 무슨무슨 학원을 다니느냐고 정신없이 하루하루를 바쁘게 보내는

요즘 아이들은 아마 꿈에서도 상상할 수 없는 일이겠지.

불쌍하다...

동헌과 내아을 돌며 초가지붕 아래에서 손바닥만한 방에 사는 민초들의 삶과 궁궐같은 집에 사는 부잣집 양반들의 삶을 비교해 본다.

흔한 말로 똥구멍이 찢어지게 가난하게 살아야만 했던 옛날 사람들의 피눈물을...

떡시루를 올려놓은 아궁이에 앞에 앉아 언제 이 떡이 익으려나 기다려볼까....하나가 그냥 통과.

인심이 옛날 인심이 아니라서 떡이 익어도 맛 좀 보라고 안 줄것 같아서...

 

다른 집보다 이 집에 유난히 사람들이 많은 이유는 뭘까...

음...암튼 특별한 건 짜리몽땅 당나귀 두마리가 있다는 거....

대장금 촬영장에 갔다가 그냥 돌아 나온다.

 

설명을 해주기 위한 취지는 좋은데  대빵 큰 사진들을 여기저기 너무 많이 만들어 놔서 그런지 왠지 모르게

조용하고 한적한 분위기에 맞지 않는 것 같고 또 무엇보다 너무 요란스럽다.

 

대신에 골목을 돌아 나와서 요렇게 돌담을 배경으로...

약 두시간 정도의 시간을 보내며 읍성 곳곳을 빠짐없이 돌아 본다.

 

다 좋았는데 딱 한가지 정말 아쉬운것은...

그냥 막연한 느낌에 장터에서 파는 소머리국밥이 정말 맛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아침을 먹은지 얼마 안 지나서 먹고 싶어도 먹을수가 없었다는 거...

음..........꼴깍.

이제 볼 만큼 다 봤으니 이제 다음 행선지며 이번 여행의 마지막 코스인 선암사를 향해...

초가지붕에서 하룻밤을 보내며 어릴적 감상에 젖어 들었던 낙안읍성

10년전에 보았던 모습과 변함없이 그대로 잘 보존되어있다.

앞으로도 인위적인 시설물없이 지금처럼 깨끗하고 고풍스럽게 잘 보전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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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행선을 가기에 앞서 작전회의을 한다.

 

왜...

미소의 컨디션이 별로고 그리고 만약 조계산을 등산하면 집에 너무 늦게 도착하게 되고 그러면 너무 피곤할 것 같다는 미소의 걱정 아닌 걱정이다.

음...

어쩔쓸까나.

그래. 그러면 조계산은 나중에 가기로 하고 일단 선암사으로 가자...

엥...선암사 말고 송광사 가고 싶단다.

그리하여 그냥 차 안에서 송광사와 선암사를 왔다갔다 한다.

 

미소...한참을 그러다가.....그냥 등산하자.

그리하여 마음도 가볍게 선암사로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