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이야기

삼도봉에서 부항령까지...

산빛사랑 2011. 11. 21. 11:18

 

 

어제 안개 바다속에서 어디가 어디인줄도 모르고 그냥 지나 온 능선들.

 

보이는 오른쪽 석교산 넘어 그 어딘가에 우두령이 있을테고 그 곳에서 부터 삼도봉까지 이어지는 백두대간의 능선들.

 

 

황량하지만 조금 더 가깝게 당겨서...

 

왼쪽에 삼도봉에서 부항령방향으로 떨어지는 능선이 보인다.

 

우두령에서 삼도봉까지는 오르내림도 심하지 않고 모두 육산이라서 그리 힘들지는 않다.

다만 1172봉은 로프가 설치되어 있지만 그래고 매우 조심해서 지나야 할 구간이다.

그리고 겨울에도 지나기가 힘들 정도로 무슨무슨 덩쿨터널이 참으로 많다.

아마 녹음이 짙은 한여름에는 더 심하겠지...

 

 

푸른 하늘아래 민주지산을 한 눈에...

저 왼쪽 멀리 민주지산 정상과 바위로 뽀족한 석기봉 그리고 중앙 부근의 삼도봉.

 

지난 어느 겨울날...

나 홀로 산행에 아픈 다리를 부여 안고 씨름을 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그리고

정말 안개의 암흑속에 똑 같은 길을 세번이나 가고 정작 민주지산 근처에는 가 보지도 못 했던 기억이...

 

 

저 멀리 보이는 덕유산의 설천봉과 향적봉의 모습을 당겨 본다.

 

조금 더 있으면 저 슬로프가 하얗게 눈으로 덮히고 스키어들로 가득하겠지.

그러고 보니 근래에 덕유산을 몇번 찾았지만 정상인  향적봉을 가 본지는 아주 옛날이구나.

 

 

문득 왜 사서 고생을 하나...하는 생각이.

 

그냥 따뜻한 집에서 티브나 보면서 시체놀이를 해도 누가 뭐라고 안 할텐데.

아마....누가 돈 주면서 가라고 하면 안 갈거다.

 

나에게 산은 어떤 의미이며 무슨 존재일까.

????????

애인...보고 보고 또 봐도 다시 보고 싶은...

그리움...언제나 마음 한구석에 한자리 차지하고 있는...

황폐한 마음의 휴식...외로움과 고독을 벗어나기 위하여...

사랑...그래...사랑...

 사랑의 사랑은 언제...

그러게...

마음은 가득한데...잘 해줄 수 있는데...

 

 

때로는 발목까지 빠지는 활엽수의 낙엽을 밟으며 걷는 기분이 좋다.

나의 발길에 낙엽들은 바람을 따라 춤을 추며 어디론가 날아간다.

아마 동영상을 찍는다면 한편의 그림같은 영상이 되리라.

 

 

에고에고....힘들다.

삼도봉에서 부터는 그냥 살방살방 내리막 길이라 생각했는데....왜케 힘든거야.

한동안 낙엽쌓인 오솔길을 산책한듯 편하게 걷는다.

그리고 드디어 저 앞에 마지막 고비인 백수리산이 보인다...이제 다 왔구나.

그런데...이런 우라질.

바로 코앞에 있는 것 같던 백수리산은 우리가 앞으로 가면 그 만큼을 뒤로 물러나는것 같다.

후배도 뒤에서 가뿐 숨을 몰아쉬며 올라 온다.

그렇게 오르고 또 오르니 백수리산도 이제 더 이상 물러날 생각을 안 하고 그 정상의 모습을 나에게 안겨 준다....아싸.

아침 9시40분경에 출발해서 1시30분에 드디어 백수리산 정상에 오르니...

아아아....감탄사와 함께 정말 끝내준다.

그래...이 맛이야.

 

 

아아...저 멀리 석기봉과 삼도봉이 보이고

삼도봉에서 백수리산까지 이어진 백두대간의 능선들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왼편의 봉우리에서 이곳 백수리산 직전까지 떨어지는 능선들은 낙엽가득 낭만길이다.

 

 

 눈이 시리도록 푸른 하늘이 이렇게 멋진 조망을 연출한다.

지나 온 능선들을 이렇게 한 눈에 보고 있으니 더 새롭다.

 

육신의 눈은 이렇게 푸른 하늘을 보고 우뚝솟은 대간길을 보고 있는데

마음의 눈은 푸른 하늘 속에서 무엇을 보고 또 대간길 그 속에서는 무엇을 보고 있는지...

혹시라도

눈에 보이는 것 조차도 그대로 마음에 담지 못 하는것은 아닌지...

아니라면

눈에 보이는 것 그 너머의 환상의 세상을 꿈 꾸고 있는것은 아닌지...

 

 

힘들게 오른 백수리산에서 꿀맛같은 휴식을 하고 또 다시 그림같은 낙엽길을 걷고 있으니 갈림길이 나타난다.

웬일인지...후배가 능선길로 가자고 한다.

어...이건 뭔가 이상하다.

절대 그럴리가 없는데.

암튼 이상해.

작은 동산같아 보이던 작은 능선을 헥헥 거리며 힘들게 오르니....어...이게 웬일이니...의자가 다 있네.

이제 정말 얼마 안 남았다.

 

 

심하게 급한 경사길을 내려와 아까의 우회길을 만난다.

후배....왜 아까 그 길로 가자고 안 했느냐고 궁시렁궁시렁이다...그럴줄알았지.

이런....자기가 그냥 능선길로 가자고  했으면서.

후배....정확하게 말해주지...알면서 왜 그랬느냐고 오히려 큰 소리다.

어쩐지....아무리 생각해 봐도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우회길로 왔으면 아마 20분이상은 단축했을 거다...헤헤

 

그렇게 농담도 하고 앞으로의 산행계획을 얘기도 하면서 걷다 보니 어느덧 2시 50분에 오늘 산행의 최종 목적지인 부항령에 도착한다.

다음에는 신풍령에서 다시 이곳 우두령으로 산행을 해야 하리라.

 

저 밑으로 보이는 도로에는 불량체력이 차에서 기다리고 있다.

드디어 감격의 재회을 하고 추운데 고생을 했다며 서로 위로의 말을 전한다.

 

그리고 굶주린 배를 위하여 다시 어제의 그 집으로 맛난 점심을 먹으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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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의 날씨는 언제 어느때 어떻게 변할지 예측이 불가능하다.

그렇게 잘 알고 있으면서도 이번에는 산행준비가 부족했다.

일기예보에서 추위와 강한바람을 확인했으면서도 가장 기본적인 모자도 안 가지고 갔으니 할 말이 없다.

후배에게 별도의 모자가 있었으니 다행이지 아마 그것마저 없었더라면 지금 내 귀가 멀쩡할리가 없을거다.

다시 한번 산에 대한 경외심과 산의 무서움을 또 느낀다.

산을 아무리 좋아라 해도 준비가 부족하면 산을 즐길수도 없을뿐만 아니라 큰 위험부담이 따른다는 것을...

특히 겨울철에는...

 

이번 1박2일의 산행도 안개 가득한 동화속 산행과 낙엽가득 낭만 산행으로 즐거웠다.

다음 산행은 뽀얀 눈을 밟으며 산행을 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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