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행은 추암해수욕장의 촛대바위에서 일출을 보며 새해의 기도를 하고
오대산 상원사와 적멸보궁을 둘러 보고 오는 일정이다.
서울 낙성대에서 중요한 일정을 잡고 고속도로를 달린다.
금요일...평일이라 그런지 도로가 한산하다.
숙소인 추암일번지로 가기 전에 묵호항에서 회를 사기로 한다.
펜션 주인장 말씀이 추암에 있는 횟집은 가격이 좀 비싸다고 오시는 길에 묵호항에서 사 오라고 귀뜸을 해 주신다.
그래서 묵호항에 도착하니 아니 이런...사람들이 왜케 많은거야.
암튼 조금 늦은 시간이라서 그런지 문을 닫은 집도 몇군데 있지만 여기저기 둘러 보고 가자미 1kg을 3 만원에 산다.
그리고 회를 손질에 주는 곳에 가서 한참을 기다린 끝에 맛나게 먹을 회를 손에 넣는다.
그런데...이런...매운탕 재로는 다 준비를 해 왔는데 가자미를 사서 그런지 매운탕에 들어 갈 중요한 재료가 없다...우쒸.
그래서 회를 손질해 주신 일명 깡패 할머니께 살짝 부탁을 했더니 옆자리의 할머니께 뭐라뭐라 막 욕도 하시면서
제법 많은 양의 매운탕 재료를 얻어 주신다...
옆에서 두분이 나누시는 대화를 듣고 있자니 그냥 막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 오기도 하고 아주 재미있다.
이제 맛나게 먹을 가자미 새코시도 있고 매운탕 재료도 준비도 끝났고 마트에서 이것저것 몇가지 더 사고 이제 추암으로...씽씽.
얼마후에 도착한 한 추암해수욕장.
몇년전인가...아마 8년에서 10년전이겠지.
그때 갑자기 생각이 나서 후배와 둘이 무작정 달려와 본 추암해수욕장이다.
그때는 아무것도 없는 허허벌판 비슷했는데 지금은 세월이 많이도 흐르탓일까.
펜션단지가 조성되어 있고 횟집도 많이 생기도 산책로도 만들어 놓고...
편의 시설은 좋아졌는데...운치는 어디로...
숙소인 추암일번지 펜션에 도착해서 간단하게 짐 정리를 한 후 매운탕이 보글보글 맛나게 끓기 전에 맑은이슬 일잔을 한다.
예전에는 그 맑은이슬 속에 고독과 외로움뿐 이였지만 이제는 사랑과 행복이 함께한다.
3만원 주고 산 가자미새코시...묵호항에서 만난 어느분의 말에 의하면 자연산이라서 일반 횟집에서 먹으면 8만원짜리란다...
그리고 깡패할머니의 덕분에 부족한것 없이 아주 맛나게 잘 먹은 이름모를 생선으로 만든 이름모를 무슨 매운탕...
맑은이슬 세방울과 포도주 한잔을 더 하며 내일의 계획을 나눈다.
금요일이라서 펜션도 한산하고 아주 여유있게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그리고 내일 아침 일출을 위해서 일찍 자기로 한다.
7시15분에 졸린 눈을 비비며 일출을 보기위해 추암해수욕장으로 간다.
해수욕장 주변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카메라를 들고 일출을 맞이 할 준비를 하고 있다.
아따...사람들이 별로 없을 줄 알았는데 상당히 많구만.
아직 해가 떠오를 생각을 안 하기에 우선 촛대바위 부터...
일출은 바다와 하늘이 만나는 곳에서 장엄하게 떠 올라야 멋있는데...
오늘은 바다와 하늘이 맞닿아 있는게 아니라 바다와 하늘 그 사이에 훼망꾼 구름이 자리를 잡고있다...나쁘다.
그리고 이 넘의 해가 잠꾸러기 인지 아니면 심술쟁이 인지 구름사이에서 보일듯 말듯 그 모습을 쉽게 보여주지 않는다.
급기야 일출을 기다리던 그 많은 사람들이 아쉬움과 실망이 가득한 표정으로 발길을 돌리기 시작한다.
그러나 이 세상 사람들 모두가 외면해도 해는 소리없이 조용하게 우리가 눈치 못 하는 사이에 우리 머리위에 붉게 떠오리라...
모두가 발길을 돌릴때쯤 붉은 해가 구름속에서 수줍은듯 그 모습을 살짝 드러내기 시작한다.
엥.......그러나 모두가 기대하던 그 모습은 아닌가 보다.
붉고 둥근 모습을 보여 주리라 기대를 했건만 해는 저 먹구름을 어찌하지 못 하고 그냥 뜨는 듯 마는 듯 하며
부푼 꿈을 안고 해안가를 찾은 많은 사람들에게 아쉬움만을 가득 안겨준다.
그래....원하는 것을 그때그때 다 가질 수 있으면 무슨 근심걱정이 있겠어.
또 막상 원하는 소원이 다 이루어지면 살아가는 재미도 없을거야.
바다...하늘...구름...촛대바위...갈매기
그리고...너와나...그래서...우리
붉게 떠오르는 태양에 구름이 그림처럼 걸려있고 그 구름속에 새 한마리가 날아 오르고
목을 길고 높게 들은 저 갈매기는 무슨 생각을 하며 무엇을 기다리는 것인지...
먹이를 찾는 듯한 한마리는 꿂주린 자기 배를 채우기 위해서 인가 아니면 어린 새끼를 위해서 일까...
아쉬움과 허탈함으로 사람들이 하나 둘 떠나고 이제 조용해진 해변.
태양은 소리없이 이렇게 붉게 떠오르며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기의 임무에 충실한다.
나 또한 때로는 사랑속에 외로울 수도 있겠지만 그럴수록 내 자신에게 더 충실하며 잠깐의 외로움 속에서도
내 사랑을 지켜가며 우리의 사랑과 행복이 더 밝게 빛나는 그날을 위해 언제나 노력하리라...
역광이라서 사진이 좀 그렇다.
하지만 아무렴 어때...둘이 좋은 시간 행복한 시간 보냈으면 그만이지.
숙소에 돌아와서 아침마당인가에 노래하러 나 가신 지인의 노래 들으며 문자 팍팍 날려주었으나 아싑게 2등...
뭐...역시 꼭 일등을 해야 맛인가...가족끼리 즐거운 추억 만들었으면 이미 그것으로 충분한거겠지.
추암일번지 펜션...좋다....왜...아침을 준다.
그것도 된장찌게을 아주 맛깔나고 깔끔하게 잘 끓여 준다.
덕분에 아주 편하게 아침을 먹고 이제는 추암에게 안녕을...
정동진을 향해 가면서 먼저 망상해변에서...
그냥 증거자료만 남긴다.
저 멀리까지 끝없이 펼쳐진 바닷물이 마치 저 넘어 그 어디론가 흘러 넘칠것만 같다.
정동진의 그 유명한 모래시계.
저 안에있는 모래의 양이 얼마더라...4톤인가...아닌가...기억이 영.
암튼 저 안에 있는 모래는 꼭 일년만에 밑으로 다 내려오고 그러면 모래시게를 다시 반바퀴 돌린단다.
이제 증거자료 남겼으니 이번 여행의 가장 큰 목적지인 오대산으로 간다.
피곤한지 옆 자리의 그녀는 잠깐 꿈나라 여행을 한다.
오대산 월정사를 지나 상원사에 이르는 길...
예전 친구와 오대산 산행을 하고 막차를 놓쳐서 상원사에서 월정사까지 걸어서 내려온적이 있는 길이다.
비포장 길을 따라서 한참을 올라가면서 보니 상원사 한참 이전부터 길 옆에는 차들이 가득하다...허걱.
등산온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나....싶다.
하긴 오대산도 겨울산 하면 떠오르는 산중에 하나다.
그래도 이제는 하산을 하는 사람들이 많은 시간이라 그냥 주차장까지 가 본다.
역시 나를 위한 자리가 어서 오시라고 반갑게 인사를 한다.
주차를 하고 이제는 그녀와의 짧은 등산이다.
비록 처음으로 같이 하는 등산이지만 목적지가 적멸보궁이라서 큰 걱정이 하지 않는다.
초입의 산책로 같은 길을 여유있게 걷다 보니 어느덧 본격적인 등산로가 나 온다.
하지만 한겨울인데 이럴수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눈도 없고 빙판도 없다.
그리고 다행히 그녀도 별로 힘겨워 하지 않고 잘 오른다.
그렇게 도착한 적멸보궁.
그녀의 목적은 나와 함께 이곳에서 명상을 하기 위함이다.
나 또한 아주 기분좋게 함께 하기로 한다.
안으로 들어 가니 생각보다 좁은 공간에 몇사람이 불공을 드리고 있다.
나와 그녀도 한쪽에서 명상을 하고 있는데 조금 소란스러워 지는듯 하더니 예불을 드리려고 한다.
그냥 갈까 하는데 어느 분이 한번 같이 해 보시라면서 금강경을 권해 주시기에 그냥 앉아서 한번 경험을 해 보기로 한다.
잠시 후 스님의 목탁소리가 들린다.
간만에 듣는 목탁소리...뭐라 표현하기가 힘들다...
그리고 이어지는 불경소리.
처음에는 어디를 읽고 있는지 어디가 어딘지 도저히 모르겠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조금 익숙해 지고 드디어 검은 글자가 눈에 들어 오기 시작한다.
그래서인가 암튼 웬일인지 이제 나도 서서히 불경을 같이 읽고 있다.
뜻은 무슨 뜻인지 모르겠으나.....그냥 마음이 조금 이상하다.
뜻하지 않게 명상과 예불까지 하는 경험을 한다.
그렇게 50여분 정도의 시간을 적멸보궁에서 보내고 이제는 하산을 해서 상원사로...
내려오는 길은 오를때의 편안한 길 보다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는 길을 선택한다.
길은 좁고 미끄럽지만 사람들이 없어 한적하고 아주 좋다.
상원사에 온 목적은 108배을 하기 위함이라...
대웅전의 문을 열고 들어 가니 웅장한 불상이 나를 쳐다 보고 있다.
인자함일까...노함일까...자비로움일까...
예불도 그렇지만 108배도 처음 해 본다.
하긴 내가 언제 이런 경험을 해 볼일이나 있어야지.
그녀에게 미리 교육을 조금 받았지만 처음부터 힘들다.
방석은 내 생각과는 달리 자꾸 앞으로 밀려 나고 또 옆으로 틀어지고...
자꾸 밀리고 틀어지는 방석 방향 잡으랴 108배 하랴...정신이 없다.
몇번 했나 싶은데 벌써부터 다리가 아파오기 시작한다.
살짝 옆을 보지만 그녀는 아직도 그냥 말없이 108배 중이다.
대체 몇번이나 한건지...시간이 얼마 흐른건지 알 수도없다.
그렇게 다리가 힘에 겨워할때쯤 이제 108배는 다 했고 마지막 3배을 하란다...아싸.
108배를 하는 동안 다른건 몰라도 느낀게 있다면 힘들다는 거...암튼 힘들다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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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경 예불과 108배
처음 하는 경험에 뭐가 뭔지 모르겠고 다리는 아팠지만 소중한 경험이다.
나는 처음이라 이래저래 정신이 없었지만 그녀는 나름의 소원을 빌며 기도를 했으리라...
한때 힘들때면 장난삼아 절에나 들어 갈까...한적이 있었는데.
그냥 짧은 생각에...속세에 살지 못 하면 산사에서도 살지 못 하리라.
아니 어쩌면 속세에 사는것 보다 더 힘들고 어려운게 사찰의 생활이리라.
월정사의 한달간의 단기출가 학교...
누구는 못 견디고 도중에 떠나고 다른 누구는 출가를 결심하고.
그 무슨 사연 그 무슨 아픔이 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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