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고단 삼거리에 도착해서 보니 노고단 정상으로 가는 길이 개방되어 있다.
사람들이 많을 때는 예약을 하고 정해진 시간에만 갈 수 있는 곳인데.
아싸...
무겁지 않은 배낭을 삼거리에 두고 가볍게 몸만 노고단 정상으로 향한다.
화창한 날씨로 인해 그 멋있는 노고단의 운해는 볼 수 없지만 대신 굽이굽이 흐르는 섬진강을 감상할 수 있어 좋다.
가파른 오르막 길도 잘 올라 오더니 왠일인지 노고단 정상으로 가는 산책로에서는 힘들어 한다.
노고단에서 바라 본 화엄사 전경
이제 대피소에서 점심을 먹고 저 멀리 보이는 화엄사로 내려 가야 한다.
인물 좋고 배경 좋고 다 좋은데...
예술을 잘 모르는 후배의 사진 찍는 솜씨가 영...
노고단 정상석 앞에서.
배도 고프고 여기까지 오느냐고 많이 힘들었지.
조금만 참아...맛있는 라면 먹고 이제부터 오르막은 없고 내려 가기하면 되니깐.
그 길이 좀 멀고 가파르긴 하지만.
저 멀리 중앙에 지리산 천왕봉과 우측에는 촛대봉인듯.
그리고 좌측에는 반야봉이...
좀 더 당겨보니 천왕봉의 모습이 선명하다.
오늘 그녀의 건강한 체력을 확인했으니 다음에는 저 천왕봉을 올라야지...
방향을 돌려서 만복대와 바래봉을 배경으로...
이 코스는 붉은 철쭉이 반갑게 맞이할때 같이 가 보자...
저 멀리 천왕봉이 보이고 유난히 하얗게 빛나는 촛대봉에서 악양의 섬진강으로 길께 뻗은 남부능선이 장관이다.
약 10년도 전에 그 때는 무슨 생각으로 그랬는지...암튼
쌍계사에서 삼신봉을 경유에서 장터목까지 장장 12시간 이상 산행을 했었다.
초보자 한명은 다리가 아파서 세석에서 부터는 거의 환자의 모습이였고 장터목에 도착하기 전부터 하늘에는 별이 총총 빛나고 있었는데...
저 멀리 철쭉으로 유명한 바래봉에서 만복대까지의 서북능선
약 10년전에 태극종주를 할 때
20Kg가 넘는 배낭을 짊어 지고 인월에서 새벽에 출발해서 만복대에 도착하니 해는 떨어지고...
쉽게 찾을 줄 알았던 샘은 안 보이고 그래서 어떻게 밥을 먹고 얼떨결에 비박을 하고...
추억이 새록새록.
반야봉과 그 맞은편에 우뚝솟은 지리산의 주봉인 천왕봉.
아...언제다시 지리산를 종주하고 있을 나를 볼 수 있을까.
생각지도 못한 노고단 정상을 보는 행운을 누리고 노고단 대피소에 도착하니 이건 뭐 무슨 옛날 시골의 무슨 잔칫날 같다.
평소의 겨울 날씨라면 발 디딜틈없이 복잡 할 대피소에는 사람들이 별로 없고 따뜻한 날씨 덕분에 대피소 주변에서는
여기저기 돗자리를 깔고 고기도 구워 먹고 완전 봄날을 맞아 소풍을 나온 사람들의 모습이다.
이 많은 사람들의 대부분은 간단하게 성삼재에서 여기 노고단까지만 올라 오는 관광을 위한 사람들이겠지...
그러한 모습들은 그 사람들 나름의 즐거움이리라...
우리는 간단하게 라면과 햇반으로 점심을 먹고 2시40분경에 이제 본격적인 하산을 시작한다.
나의 그녀...후에 살짝 얘기하기를...그 사람들이 마시는 이슬 한방울을 마시고 싶었다고...
그 유명한 화엄사에서 노고단에 오르는 마지막의 코가 땅에 땋을듯한 오르막 길.
혹시라도 눈과 얼음이 있다면 매우 위험하고 그 만큼 시간도 많이 소모되리라...
하지만 초입을 제외하고는 걱정했던 눈과 얼음은 다행히도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그래도 작은 실수라도 한다면 힘들이지 않고 시간은 많이 단축되겠지만 그 순간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몸은 저 아래
그 어딘가로 한참을 굴러서 에고에고 하며 통곡을 하고 있으리라.
하지만 나의 그녀...
조심 스럽지만 아주 여유있게 잘 따라 내려온다.
그러면서 중간중간 지나가는 산객들을 보노라면 대단하기도 하고 불쌍하기도 하다고...
또 너무나 가벼운 옷차림과 준비 부족인듯한 사람들을 만나면 차라리 그냥 내려 가시는게 좋을듯 하다고...
그리하여 자기 자신을 아는듯한 몇명은 그냥 하산을 하기도...
가도가도 끝이 없을것 같은 급경사 길도 어느덧 끝나고 이제부터 띵까띵까 여유를 부리며 내려오다 참샘에서 물 한모금을 마시며 휴식을 한다.
화엄사에 도착하니 5시40분.
첫 산행을 장장 8시간30분이나 했다.
다소 무리하게 산행코스를 잡은게 아닐까 내심 걱정도 햇으나 이렇게 아무 불평없이 그리고 너무 잘 따라 준 그녀가 너무 고맙고 자랑스럽다.
대웅전에서 그녀와 함께 삼배를 하며 오늘 산행의 의미와 우리 두 사람의 내일을 위해 기도를 한다.
그리고 또 다시 20여분을 걸어서 주차장에 도착하니 이제야 비로소 이번 산행의 마침표다.
배고프다...밥 먹자.
나름 유명한 화엄사의 대통밥집.
기억에 별 내용은 없었으나 그녀을 위해 다시 한번 먹어 보기로 한다.
일단 나오는 찬의 종류는 많고 한번쯤은 먹어 봐도 괜찮으리라 생각하지만 내용에 비해서 13000원 이라는 가격이 조금은 비싸다는 생각이 든다.
고생을 한 그녀을 위해 훌륭한 뒷풀이를 해 주고 싶지만 여건상 간단하게 반주 한잔으로 대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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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할때 부터 아니 어쩌면 산행계획을 할 때 부터 혹시나 하는 걱정을 했던 건 사실이다.
그리하여 중간에 다리가 아프다거나 도저히 못 따라 가겠다고 하면 어떻게 해야하나...
하나는 최악의 경우로 피아골로 다시 내려 오는 거고 또 다른 하나는 그나마 양호하게 성삼재로 내려 가는 것이였는데...
그런데 그런 나의 걱정이 부질없음을 그녀 스스로 입증해 주었다.
대피소에서의 불편한 잠자리도 힘겨운 오르막도 가파른 내리막 길도 아주 잘 견뎌내고 나름의 여유를 갖고 즐겁게 보낸것 같아 다행이다.
내 스스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 중에 가장 중요한 한가지가 취미를 같이 할 수 있는 사람이였다.
이제 그 언제 그 어느 곳이라도 가장 중요한 등산을 함께할 수 있기에 더 바랄게 없이 정말 좋다.
등산을 하면서 때로는 산속에서 야영을 하고 검은 밤하늘에 밝게 빛나는 별도 보고 둥근 달도 보면서
이슬보다 더 맑고 순수한 서로의 마음으로 사랑을 전하고...
어렵고 힘든 고통도 함께 나누고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을 같이 보내고...
다시 일상을 위해 집으로 돌아 오는 길.
편안하게 자고 있는 그녀의 모습을 보니 마음이 흐뭇하고 행복하다.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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