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새벽 몇시일까.
밖은 아직 검은 어둠속에 있는데 대피소는 벌써부터 분주하게 오가는 사람들로 바쁘다.
한쪽에서는 이른 산행을 하기위해 벌써부터 아침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잠이 안 온다며
나름 작은 소리로 대화를 나누지만 듣는 사람의 귀에는 무척이나 크게 들린다.
잠이 안 와...아..머리 아퍼...지금 몇시야...속닥속닥
뭐...그렇다...다 이해한다.
아직 깊은 잠에 있어야 할 애기가 주변의 소음에 잠이 깬다.
애기야...우리는 일어나려면 아직 멀었으니깐 더 자...
그렇게 꿀맛같은 잠을 더 자고 그래도 이른 6시에 우리도 일어나 아침 준비를 한다.
밖에는 어제보다 한층 더 사람들이 많아서 테이블에서 먹는 걸 단념하고 자리를 깔고 바닥에서 먹는다.
테이블과 바닥에서 형형색색의 옷을 입은 사람들이 끼리끼리 모여 아침식사를 하고 있다.
우리도 초간단 아침을 먹고 점심 도시락까지 준비를 다 한 후 8시쯤에 설악산 2박3일의 그 정점인 공릉능선으로 향한다.
무너미고개에서 많은 사람들을 뒤로하고 단둘이 오붓하게 산행을 시작한다.
나름 걱정했던 줄서기와 지체같은 현상이 아직까지는 없어서 단둘이 오붓하게 서서히 공릉속으로 들어 간다.
그런데 웬걸...
처음으로 만나는 난코스인 신선봉에 오르는 로프구간에서 밑에서 부터 갑자기 사람들이 밀려오기 시작하더니 이내 정체가 된다.
그 맨 앞에는 나와 애기가 있다.
둘이 천천히 오르려고 생각하고 있다가 갑자기 사람들이 밀려 오니깐 나도 그렇고 애기도 약간 당황을 한 표정이다.
그래서 몇 사람 먼저 보내면서 진정을 한 후에 다른 사람들과 섞여서 얼떨결에 로프구간을 통과한다.
로프구간을 통과한후 그 짧은 시간에 마치 무슨 일을 겪은듯 한 기분이다.
잠시 쉬며 호흡을 가다듬은 후에 바로 신선봉에 오른다.
신선봉에 오르니 바로 눈 앞에 공릉들의 속 모습이 훤히 보인다.
애기에게 손으로 가리키며
여기는 어디고 저기는 어디며 우리가 갈 길은 저어기 마등령까지 라고...
범봉과 1275봉 그리고 저 멀리 마등령까지 공릉능선이 한눈에 펼쳐진다.
흰색은 바위요 초록색은 나무라.
그 바위와 나무들 사이 어딘가 지금은 보이지 않는 그 곳에 등산로가 있다.
중간중간 많은 사람들이 우리를 앞질러 간다.
우리는 그 사람들에게 길을 비켜주며 가급적이면 시간이 허락하는 한 천천히 걸으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그냥 바쁘게 지나 간 그 어딘가에서 멋진 광경을 카메라에 담아 본다.
애기 한장, 나도 한장.
마음에 여유가 있으니깐 보이는 모든 것들도 더 아름답고 멋있어 보여서 좋다.
가야 할 길은 아직도 멀지만 마음것 즐기며 공릉을 감상한다.
언제 다시 올지 모르기에...
가다 가 좋은 곳이 나오면 그냥 무조건 쉬는거다.
그러면서 사진을 이렇게도 찍어 보고 저렇게도 찍어 보고...그러다가 마음에 안 들면 다시 또 찍고...
서로서로 사진을 찍어주며 뭐가 그리 좋은지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애기야...예술을 아는 사람처럼 잘 찍어 봐.
그러다가 홀로 등산을 하는 마음씨 좋게 생긴 인상의 사람이 오기에 한장 부탁을 드린다.
그리고 그 사람도 역시 한장 찍어 달라며 부탁을 하기에 정성을 다해 셔터을 누른다.
뒤에 보이는 1275봉을 배경으로...
이제 저기만 오르면 앞으로는 크게 힘든 구간이 없으리라...
'등산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제주여행3 - 한라산 등반 1 (0) | 2012.07.13 |
|---|---|
| 설악산 셋째날 - (2) (0) | 2012.06.14 |
| 설악산 둘째날 - (3) (0) | 2012.06.13 |
| 설악산 둘째날 - (2) (0) | 2012.06.13 |
| 설악산 둘째날 - (1) 희운각대피소 -> 소청 -> 봉정암 -> 대청봉 -> 희운각대피소 (0) | 2012.06.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