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에 일이 있어서 논산에 갔다가 그냥 올라 오기가 아쉬워 가까운 부여로 여행을 가기로 한다.
그리 늦지 않은 시간에 부여에 도착했으나 이건 뭐.....
지방 중소도시의 특색처럼 과연 도시가 맞는 것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한적하다 못해 음산한 분위기가 감돈다.
뭐 그러려니 하고 아는 사람 한사람도 없는 곳에 그냥 모처에 잠자리를 마련하고 가까운 편의점을 찾았으나
흐미...그 흔한 편의점도 안 보인다...뭐 이런데가 다 있나 싶다.
그래서 이리저리 다니다 보니 마침 하나로가 있어서 이것저것 대충 사 가지고 다시 모처로...
오늘 일을 생각해 보며 한잔한 후에 푸욱 자고 일어나 그래도 용케 해장국집은 있어서 맛나게 아침을 먹고 궁남지로 향한다.
어제밤 부실한 한주에 과음을 했더니 머리가 띵하고 살짝 술냄새도...
오늘의 옷은 왠지 백제의 문화가 숨 쉬고있는 부여에 어울릴것 같아서 개량한복으로...
궁남지...
원래 연꽃으로 너무나 유명한 곳이지만 이 깊어가는 가을에 연꽃이 있을리는 천부당만부당이라...
주차장에 도착하니 한여름의 시끌벅쩍은 찾아볼 수 없고 아주 한적하고 조용한 분위기 반겨준다.
인적은 아주 뜸한 가운데 아주 가끔 청둥오리인지 뭔진인가 만이 우리의 발자국 소리에 놀라 멀리 날개짓을 할 뿐이다.
처음으로 보는 궁남지의 모습은 아주 깨끗하고 평화로우며 마음에 여유를 선물하는 듯한 기분이다.
어마어마한 규모를 자랑하는 연꽃을 볼 수 없어 많이 아쉽지만 그래도 좋다.
사람없는 공원을 여유롭게 거닐다가 그냥 분위기 잡고 카메라를 눌러 본다.
뭐 사람들이 없으니깐 둘이서 요런 포즈도 취해본다.
아아....부끄부끄
뭐하는거니 지금....영화찍냐.
어....어케 알았지...
저 멀리에 카메라의 시간타임을 맞추어 놓고 열라 달려서...
그냥 둘이서 영화 한편 찍는 기분으로...
지나가는 사람들이 역광이니 뭐니 하지만 그런거 완전 무시하고 그냥 맘것 행복하게...
역광...몰라 몰른다고...
역광...그런 거 몰라도 얼마든지 행복할 수 있잖아...
이렇게 보니 옷이 나름 잘 어울리네...
저기 보이는 정자에서 곡주 한잔하면 딱 좋겠다.
부인....부인은 가야금을 뜯으며 시조한수 뽑아 보시구려...
나는 곡주 한잔하며 시 한수를 지어 보리다...
여봐라.....거기 아무도 없느냐...
여기 술상 좀 봐오너라...
미소가 다음에는 사람들이 아무리 많아도 연꽃이 만발할때 꼭 다시 오자며 응석을 부린다.
그래요...부인...다른 사람도 아닌 부인의 부탁인데 내 무슨일이 있어도 꼭 그리하리다...
주차장 부근에 노오란 빛의 아름다운 그 무언가가 있기에 아무도 눈여겨 보지 않는 그 곳으로 가 본다.
도로에서 아주 조금 올라가니 이렇게 원두막도 있고 여기에서 도란도란 담소를 나누며 많은 시간을 보낸다.
뒤에 노오란 저 것의 이름은 양미역취...이름이 영 이상하네.
언젠가 다시 올 연꽃이 만발한 궁남지를 상상하며 이제 부소산성으로 가자..
불타는 단풍에 물들은 미소.
거금의 입장료 2000원을 내고 안으로 들어가니 밖에서 생각했던것 과는 달리 정말 아름다운 산책로와 멋있는 소나무들로 가득하다.
정말이지 너무나 깨끗하고 깔끔한 산책로가 인상적인 곳이다.
아직은 가을이 멀기만 한 푸른 나무들...
그러나 계절의 변화는 나도 모르게 어느덧 그렇게 나에게 오겠지.
새싹(탄생) - 푸름(청춘) - 낙엽(늙음)- 휴식(영원)
부소산...
밖에서 볼 때는 그냥 작은 동산인줄 알았는데 한발한발 걸으면서 보니 높이에 비해서 편적도 꽤 넓고 여기저기에
편의 시설도 잘 만들어 놨고 그리고 그 무엇보다 요즈음의 걷기 열풍에 딱 어울리게 산책로를 아주 잘 만들어 놓았다.
그리 힘들지 않게 걸을 수 있는 길이기에 남녀노소 누구나 아주 가볍게 걸을 수 있고 또 그 유명한
낙화암과 고란사을 비롯한 볼 거리가 많아서 그 재미도 아주 솔솔하다.
백마강의 황포돛단배
그리고 왼편으로 살짝 보이는 고란사와 오른쪽 절벽위의 낙화암.
남들이 그냥 스쳐 지나가는 곳을 돌아 다니며 이곳저곳 구경을 했더니 미소의 다리가 좀 불편한것 같다.
그래...아무래도 신발이 불편하겠지...내가 미쳐 거기까지는 생각을 못 했네...미안.
낙화암 부근에 이르니 웬지 떠드는 소리가 씨끄럽다.
다가가 보니 매점이 하나 있는데 아마도 그곳에서 파는 파전이나 뭐 이런거에 한잔을 거하게 하신 분들이라...
그래도 미안해 하는 마음은 있는 모양이라...
그 소리를 뒤로하고 낙화암에 도착하니 아따....여기는 사람들이 많구만.
그래도 그냥 갈수있나.
검게 흐르는 백마강을 바라보며 과연 삼천궁녀가 이 절벽에서 저 아래 백마강으로 몸을 던져서 죽을수가...있을까...없을까...
죽은자에게 물어 볼 수도 없고 그냥 역사에 맡기자.
고란사에 들러 삼배을 올리고 뒤편에 있는 약수를 마시는데...음....물 맛 좋네 좋아.
그리고 어렵게 고란초를 보기는 보았는데 그 희귀성이나 뭐 그런거에 대해서는 솔직하게 잘 모르겠다.
다시 걸어서 올라 갈 생각도 해 보았으나 발이 불편한 미소를 위해 돛단배을 타자...
하하하...운행시간 10여분에 요금은 4000원이라...심하네 심해.
그래도 참으로 많은 사람들이 돛단배에 몸을 싣는다.
왜...돈 4000원이 문제가 아니라 나름 운치도 있고 또 재미있잖아.
출발하고 바로 코 앞에 보이는 선착장까지 가는 그 짧은 시간이 결코 짧게만 느껴지지 않는 바로 그 이유는...
굳이 말을 안 해도 미소는 알겠지...
다시 출발점 근처로 와서 주인장이 직접 손으로 써는 맛난 칼국수와 만두를 먹고 이제는 어디로 갈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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