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씩 하나씩 정성들여 돌담을 쌓은 모습은 볼만한데...
그런데 웬지 어딘가 모르게 썰렁하다는 생각이 드는 건 왜일까...
문마다 창호지는 다 뜯겨져 있고 관리 상태가 영 엉망이다...
겨울이라 그냥 방치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세월이 흘러 그냥 포기상태로 있는 것인지...
5000원이라는 입장료가 아깝지 않게 관리를 잘 했으면 좋으련만...헐이다...
뭐 그건 그거고...
미소의 작은 소망...아니네...큰 소망이네.
이렇게 조용하고 한적하며 깊은 산중의 넓은 터에 수련원을 만들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나 역시 그 소원을 이루어 주고 싶은 마음 간절하지만...
아...욕심일까...
하지만 어쩌면 아닐수도 있으리라...
이 삼성궁도 처음에는 아주 작은 돌 한조각 부터 시작해서 지금 이렇게 큰 규모가 된 거겠지.
그래...욕심 부리지 말고 지금부터 조금씩 조금씩 준비하자.
그러면 규모가 이렇게 크지 않아도 미소의 마음을 닮은 작은 수련원은 가능하지 않을까...
나오는 길에 다시 바라 본 삼성궁의 전경.
역시 어딘지 모르게 스산하고 쓸쓸해 보여.
왜일까...음...왜
삼성을 모신 제단에는 향도 피어 오르지 않고 촛불도 꺼지고...
나는 도대체 알수가 없다.
원래 이렇게 방치 하는게 관리를 하는 것인지 아니면 손 볼 사람이 부족해서 인지...
정말 그것도 아니면 나름의 무슨 큰 뜻이 있는 것인지...
갔던 길을 뒤돌아 나오다가 계곡의 얼음을 배경으로...
이번에 삼성궁을 보고 느낀바는 내 생각에 미소의 수련원 구상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처음에 왔을때의 감동과 달리 이번에는 약간의 실망감을 안고 지척에 있는 도인촌으로 간다.
삼신봉 등산로 입구 바로 반대편에 도인촌 입구가 있다.
여기에서 걸어서 잠깐...
주차하기도 힘든데 굳이 차를 끌고 갈 필요도 없다...
예전 도인촌에 왔을때
정말 도인 같으신 나이 지긋하신 분이 우리를 불러서 마루에 앉혀 놓고서 이상한 지도와 한자로 가득한 책을 펼쳐 놓고
여기가 왜 청학동이고 어떤 유래가 있는지 알아 듣지 못할 말로 설명을 하시던 기억이 있는데...
오늘 다시 찾은 도인촌에는 그 이름과 달리 도인은 한분도 안 계시고 예전과 달리 깔끔하게 정리된 마을의 모습만 보일뿐이다.
아니면 한 겨울이라 추워서 전부 따뜻한 방에 계신걸까...
하긴 10여년이란 세월이 흘렀으니깐 그 사이에 유명을 달리 하신 분들이 많겠지...
옛 선비의 모습을 하신 도인들의 모습은 볼 수 없지만 대신 나이 어린 학생들이 공부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제 볼 거 다 봤으니 내려가자...
하는 순간 연세 지긋하신 분이 산에서 지게에 나무을 지고 내려 오시는 모습을 발견한다.
언듯 보기에 젊은 사람이 감당하기에도 힘들 것 같은데..
나도 어릴적에 한겨울에 산속 눈길을 걸어 저렇게 나무을 지고 내려오기도 했는데...
그 모습을 보면서 어르신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다른 여느 모든 시골의 마을처럼
젊은 사람들은 다 도시로 떠나고 노인분들만 남은 현실을 생각 하니 안타깝기도 하다.
미소왈...
나중에 우리도 이렇게 시골이나 산속에 살게되면...
오빠가 저렇게 나무 해 와야돼...알았지.
만약에 나무 안 해 오면 밥 안 준다...
아...네...마님.
내 짧은 기억에는 없는 도인촌의 모습.
길 양 옆으로 도인촌의 집들이 있다.
집은 몇 채 있는데 여기에 살고있는 사람들의 모습은 보기 힘들다.
대신 기념품과 먹거리를 파는 상점과 어딘선가 들러오는 학생들의 장난치는 소리뿐..
하늘과 땅마저 아껴 숨겨두었던 곳.
그 아껴 숨겨두었던 곳이 지금은 왜면받으며 점점 옛 흔적을 잃어 가고 있는것은 아닌가 생각하니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다음 언젠가 왔을때...
그 때는 어떻게 변해있을까...
지금의 흔적이 조금이라도 남아있을까...
발길을 돌려 걸어 나오는데 저 만치 멀리서 걸어오던 완전 초면의 어린 학생이 고개을 숙여 정중하게 인사를 한다.
나도 얼떨결에 마주 인사을 한다.
생소한 그런 모습이 궁금한 미소...
어린 학생에게 이런 저런 질문을 한다.
여기에 온지 3년 지났고 지금은 방학이고 정규 교육은 학교에서...
예의 바른 그 학생을 보내고 다 내려왔는데 어린 여자꼬마가 정신없이 뛰어 가길래...
얘 너 어디가니...했더니...헐.
뜬금없이 하는 말...맛있는거 주세요...
먹을거 주세요도 아니고 맛있는거 달라고...
그 얘에게 맛있는게 뭔지 모르고 마땅하게 줄만한 것도 없어 그냥 귀엽고 때묻지 않은 순수한 모습에 웃는다.
청학동 주변에는 무슨무슨 서당들이 많다.
그 만큼 옛것과 예절을 배우러 오는 학생들이 많다는 뜻이겠지...
내려올때 보았던 꼬마들이 길옆에서 장난을 치며 맑게 웃는 모습을 뒤로 하고 집으로 향하며 차창밖의 풍경에 다시한번 눈길을 보낸다.
'여행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오동도 붉은 동백의 사랑 속삭임 (0) | 2013.03.04 |
|---|---|
| 순천만 갈대의 노래 (0) | 2013.03.04 |
| 청학동 삼성궁과 도인촌 - 1 (0) | 2013.01.21 |
| 서동요 촬영지와 신성리 갈대밭 (0) | 2012.10.22 |
| 부여 궁남지와 부소산성 (0) | 2012.10.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