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만에 다시 소백산을 계획한다.
소백산하면 칼바람의 겨울산이라고 알고 있지만 사실 알고 보면 초록의 여름산행도 그에 못지않게 멋있는 산이라 한다.
이름하여 "천상의 화원" 이란다.
코스는 그 동안에 꿈속에서만 그려오던 비로봉에서 고치령까지의 백두대간길이다.
일요일에 산행하려던 계획을 변경하여 토요일에 산행을 하기로 하고 금요일에 조금 일찍 퇴근을 하고
한적한 도로를 달려 차량 한대는 초암사에 두고 다른 한대로 다시 삼가리 야영장에 도착한다.
금요일 저녁이라 그런지 야영장에는 등산객들의 모습은 많지 않다.
다만 몇몇 가족단위의 오토캠핑족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을 뿐이다.
우리도 텐트를 치고 평상 한자리를 차지하여 맛나게 삽겹살과 이슬이를 마시면서 못다한 이야기를 나눈다.
산행에 대해 인생에 대해...그리고
5시30분에 일어나 어제의 흔적들을 치우고 아침을 준비해 놓고서 후배들을 깨워 함께 아침을 먹는다.
이제 간만에 10시간 가까운 산행을 시작하려니 조금의 걱정과 함께 흥분도 같이 한다.
8시간 넘으면 비로사 가는 길을 막는다고 해서 서둘러 차를 끌고 비로사까지 가서 산행을 시작하기로 한다.
비로사 입구에 도착하니 7시45분
드디어 10년전 겨울에 올랐던 그 길을 오늘은 여름에 다시 오르기 시작한다.
산속 마을인 달밭골에 도착하니 여기에도 등산인들의 차량이 몇대 보이고
그 차에서 내린 등산객들도 이제 막 산행을 시작한다.
이 곳에 사는 주민들은 무엇으로 생계를 이어가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리고 여기 산 속에 사는 이유가 무엇인지도...
애.....넌 이름이 뭐니?
어제의 이슬이 때문인지 아니면 오랜만에 하는 산행 때문인지 산행을 시작한지 20여분 밖에 안 지났는데 후배가 투덜대기 시작한다.
속이 안 좋다....너무 빨리 간다....자기가 앞에 가겠다....
정상적이라면 2시간 정도면 올라오는 길을 3시간만에 올라 왔다.
뭐 그래도 좋다...시간이 얼마나 걸린듯 그게 무슨 상관이랴.
소백산 길은 참으로 순하다는 생각이 든다.
급격한 오르막도 없고 위험한 바위길도 없는 것이 꼭 산책로를 걷는 듯한 느낌을 준다.
거의 정상근처에서 약간의 오르막을 오르고 나니....
순간 " 와 " 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한겨울에는 서 있기에도 힘든 칼바람이 부는 곳인데 오늘은 정말 포근한 어머니의 품 속 같다.
조금은 이른 시간인듯 정상에는 사람들이 별로 없으나 한무리의 사람들이 정상을 소란스럽게 한다.
뭐 이해는 하지만...일단 증거자료를 남기고 우리의 갈 길을 향해 간다.
비로사에서 3.7km를 걸어 왔고 고치령까지 앞으로 14.2km를 더 가야 한다.
아직 많은 거리가 남아 있으나 그래도 마음은 여유롭다.
비로봉 부근의 주목군락지
지금 눈에 보이는 그 이상.
이 느낌을 어떻게 표현해야할까.
나의 부족한 공부와 짧은 표현력이 아쉬울뿐이다.
죽령 방향과 국망봉 방향의 능선들은 안개로 보이지 않으나 이곳만은 안개도 사라지고
천상의 화원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고맙다 고마워
문득 정사의 느낌과 경치가 한라산의 모습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비록 안개 때문에 보이지는 않으나 막힘없는 조망과 신록의 푸르름이.
아...좋다...정말 좋다.
초록의 향연...싱그러움...코끝에 느껴지는 향기...
어의곡 갈림길에서 비로봉 방향의 꿈결같은 모습
주목 군락지와 저 멀리 연화봉 방향의 초록의 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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