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가족들 다 모였네.
아니 올 사람은 다 왔네.
저녁은 경포호 근처에 있는 동화가든에서 순두부 요리를 맛나게 먹는다.
이슬이도 일잔 하고 차키는 조카에게...
항상 어리게만 생각하던 조카들이 벌써 이렇게 컸나 싶나..
참 흐르는 세월이 빠르다.
누구는 빨리 가면 좋고 또 다른 누구는 가능한한 천천히 가면 좋을 시간.
그러나 시간의 흐름은 항상 똑 같을 뿐인데.
생각에 따라서 느낌은 왜 이렇게 다른지...
경포우드펜션에서의 어머님 생신.
식사를 마치고 도미 한마리 잡아 오고 각종 안주 차려 놓고 즐거운 시간이다.
내 나름의 생각이고 다른 집은 어떤지 잘 모르겠지만
우리집은 참으로 다정다감 화목하고 항상 웃음꽃 만발한 가족이라 생각한다.
분위기가 무르익어 갈 무렵...
조카...할 말이있는데요.
저 이번 10월에 결혼할려고 합니다...허걱.
그래...축하한다 축하해.
그런데...조카가 벌써 결혼을 한다고 하니 이 삼촌에게 쏠리는 시선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요때부터 이슬이가 알코올 한방울 없는 정말 맑은 이슬로만 느껴진다.
이즈음 대화의 주제는 조카의 결혼 보다 나에 대한 이런저런 걱정....걱정이다.
이런저런 대화가 오고 가는 중에도 나의 이슬이는 자꾸 목을 타고 넘어 간다.
맑은 이슬이 차갑게 목을 타고 넘어 들어 가 심장 깊은 곳을 뜨겁게 달군다.
예비 조카 며느리도 함께 한 자리라서 기분이 더 이상야릇 했는지도 모르겠다.
급기야
큰형님 왈...술 그만 마셔라....
아. 예...깨깽.
더 넣어 달라고 애원하는 이슬이를 내일을 위해서 차갑게 외면하고
나 몰라라 하면서 잠자리에 든다.
그래...이럴때는 자는게 최고다.
다음날 아침...
그 동안에 안 내리린 것을 모두 내릴려고 하는 것인지 비는 그칠 줄 모르게 줄기차게 내린다.
아님 나의 마음을 지나치게 위로해줄려고 하는 것인지도...
어쨌든 온갓 나물이 아름답게 수놓은 아침을 맛나게 먹고
비에 따른 대책회의...
결론...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어디 가기는 그렇고 일단 정선으로 가서 다행히 비가 그치면 래일바이크 타고
아니면 정선시장에 가서 점심 먹고 해산...
그래서 오는 비를 뚫고 강릉에서 정선으로 넘어 간다.
강릉에서 정선으로 넘어 가는 길은 인적도 차량도 거의 없는 산길이다.
길은 닭목령을 넘고 동강 상류의 계곡 옆으로 계솟 이어진다.
계곡의 물은 내린 비의 양을 확인 시켜주려고 하는 듯이 검붉은 흙탕물이 무섭게 흐른다.
그렇게 한참을 달려 정선 구절리에 거의 다 가기전에 만나는 오장폭포.
정말 어떻게 이럴수가 있을까 싶게 정말 산의 맨위에서 거대한 물줄기가 힘차게 내려 온다.
내린 비로 인해 물의 양이 많아서 그야말로 정말 폭포다운 폭포다.
계곡의 물의 검붉은 흙탕물이지만 폭포수는 아주 깨끗한 백색이다.
그 길이는 어마어마 해서 몇미터 인지 짐작하기도 힘들다.
자연이 만들어 놓은 아름다움은 인간이 만든 그 어떤 조형물 보다 더 위대하고 아름답다.
인간은 아무리 발버둥 쳐야 어차피 이 자연에 속해있는 한 종류의 생명에 불과한것인가.
아니면 자연을 뛰어넘는 창조의 인간이며 자연을 지배하는 인간인가.
어머님과 아버님 같은 큰형님 가족
마음
때묻지 않은 높은 산 위에서 내려오는 맑고 깨끗한 폭포수의 마음인가.
온갖 쓰레기와 함께 정신없이 흐르는 검붉은 진흙탕의 계곡물 같은 마음인가.
옆에 앉아 있는 이쁜 조카가...
구절리에 도착해서도 비는 그칠 줄 모르고 계속 내린다.
그래도 한무리의 여행객들은 래일 바이크를 탄 모양이다.
모두들 일회용 우비를 입고 있다.
우리는 그렇게 까지 할 필요는 못 느끼기에 그냥 가볍게 통과한다.
그리고 도착 한 정선시장.
유명세 덕분에 장날이면 주변에 주차 하기도 힘들고 시장은 발 디딜틈도 없이 복잡하다고 한다.
그러나 오늘은 장날도 아니고 비도 오고 해서인지 정말 한적하다.
콧등치기국수. 올챙이국수. 메밀묵밥.
메밀로 만든 콧등치기국수와 옥수수로 만든 올챙이국수 그리고 메밀국밥과
모듬전 그리고 곤드레밥으로 맛있게 점심을 먹는다.
아주 예전에 혼자서 기차를 타고 정선에 여행을 왔던적이 있었다.
증산에서 정선까지 지하철의 모습과 비슷한 한칸짜리 기차.
굴곡진 계곡과 주름깊은 산의 모습과 닮은 시골 할머니의 모습.
지금 생각하면 참 아련한 기분이 든다.
맛난 식사를 하고 이제 다시 각자의 생활터전으로 갈 시간이다.
어제부터 지금까지 한 순간도 쉬지 않고 비가 내렸지만 그 내리는 비와는 상관없이
모처럼의 가족 나들이는 참으로 즐겁고 행복한 시간으로 남으리라.
행복은...
그냥 자기도 모르게 오는 것이 아니라
나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이라 느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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