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야기

울릉도 - 성인봉

산빛사랑 2011. 7. 25. 11:15

 

 

숲속길을 띵까띵까 여유있게 걷는다.

좋다.

얼마후 KBS쪽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고 이내 길은 더 순해진다.

중년의 부부가 아들,딸과 함께 산행을 하고 있다.

보기 좋은 만큼의 부러움이 스쳐지나간다.

산행 시작후 1시간10여분에 만나는 무슨 다리에서 증거자료 남긴다.

 

얼마 후 산책로 같던 길은 오르막으로 바뀌고 힘들게 오르면 전망이 절대로 안 좋은 팔각정을 만나다.

중간중간 쉼터도 있고 길은 완전 순한 길이다.

해안가는 온통 바위뿐인데 산속길은 바위는 한개도 없고 오로지 흙길을 걸은다.

 

 

산행 시작 후 2시간30만에 드디어 성인봉 정상에 오른다.

아아...좋다

그런데 썩을 날씨가 흐려서 저 멀리의 조망이 아쉽다.

뭐...그래도 좋다.

 

성인봉 정상에는 조망이 거의 없고 조금 아래에 전망대를 만들어 놓았다.

이상하게 햇빛은 따가운데 눈 앞에는 운무라고 하나 암튼 하늘이 맑은 얼굴이 아니다.

 

* 성인봉*

 

이 얼마나 오르고 싶었던 곳인가.

꿈만 같다.

 

힘들게 울릉도까지 와도 날씨가 안 좋으면 못 올라왔을 텐데 날씨 때문에 비록 전망이 아득하더라도 이 얼마나 좋은가.

아...나는 역시 전생에 나라를 구했거나 좋은 일을 많이한게 분명해...할말이 없네.

 

* 하산길 중간에 바라 본 나리분지*

 

정상에서 나리분지의 하산길은 온통 계단, 계단, 계단이다.

그 길이와 경사도가 상상이다.

보통 성인봉 등산은 길이가 짧은 나리분지를 통해서 산행을 시작 한다고 하지만 아마도 이 계단길을 미리

알고있는 사람이라면 차라리 조금 더 걷더라도 다른 곳에서 시작을 하리라 생각한다.

 

정상에서 걷기 좋은 길을 만나는 지점까지의 약2km의 거리에 거의 80%이상이 계단인것 같다.

그 끝없을 것 같은 계단이 끝나고 나면 이제부터는 완전 산책로를 만나다.

성인봉 원시림이 우거진 길을 산책하듯 편하게 주변의 경치를 감상하면서 걷노라니 어느덧 1시5분에 나리분지 버스정류장에 도착한다.

 

산행시간은 아침 8시35분에 시작해서 1시5분까지 딱 4시간30분이네.

 

 

배 고프다....뭐라도 먹자.

우선 차 시간표 좀 알아보고.

 

허걱....차가 바로 1시15분에 있다.

이런...아무것도 못 먹고 배 고파 돌아가시겠는데.

다음차는 3시인가 몇시에 있고...

울고 싶어라...앙앙앙

 

아침 먹고 힘들게 4시간30분 산행하면서 물 만 마시고 결국 아무것도 먹지 못 한다.

오호...불쌍한 나의 내장기관들이여...

 

조금만 참아...석포에 가면 맛있는거 먹을거야...알았지.

 

 

잠시 후 미니 버스가 도착하고 이제 지친 몸을 버스에 맡긴다.

 

미니 버스는 가파르고 좁은 미로같은 길을 익숙한듯 아주 여유있게 달린다.

버스는 천부을 거쳐 울릉숲길의 시작점인 석포까지 달리기를 시작한다.

 

길 자체가 예술이고 보이는 것 그 자체가 모두가 조각품이다.

인간세상의 가장 뛰어난 그 어떤 예술인의 작품도 자연이 만들어 놓은 작품 보다 더 좋은 작품을 만들지는 못 한다.

다만 그 작품에 조금이라도 더 가까워지기 위해서 자연을 모방할 뿐이다.

 

* 일선암 *

 

이제 미니버스에는 나와 후배, 그리고 다른 여행객5명...총 7명뿐이다.

이때부터 기사님이 그냥 공영버스 기사님이 아니라 관광버스 기사님으로 변신을 한다.

 

익숙하신듯 유창한 언변에 농담까지 곁들여 가시면서 주변 명소를 소개해 주신다.

웃음이 절로 나오며 재미있다.

 

덕분에 굶주린 내장기관들도 배고픔을 잊고 나름의 즐거움에 동참한다.

해안도로에서 둘레길 입구까지의 오르막은 정말 좁고 구불구불 농로같은 길인데 농담까지 하시면서 어찌그리 편하게 운전을 잘 하시는지...

 

웃고 즐기는 사이 다 왔으니 즐거운 시간을 보내라며 내려 주신다.

그런데 헐~~~~~

 

주변에는 무슨 장군의 기념관 공사가 한창일뿐 아무것도 없는 곳에 내려 주신다.

버스종점에 오면 뭐래도 먹을것이 있을 줄 알았다.

정 없으면 라면이라도...

그런데 라면은 무슨 개뿔...아무리 눈 씻고 찾아 봐도 구멍가게도 없다.

황당하고 허무할뿐이다.

그냥 웃음만 나올 뿐...

그래도 물이라도 많이 가지고 왔으니 다행이다.

 

* 죽도 *

한 가구가 살면서 더덕을 재배하고 있단다.

 

서로 얼굴을 보며 허탈한듯 웃는다...허허

물 한모금 마시고 한숨인듯 흰 연기를 하늘로 날려 보낸다.

뭐 생각보다 배는 안 고프다...그래 그래야지.

 

그래도 아침을 먹은지 벌써 몇시간째인가...얼어죽을

 

 

또 다시 시멘트 포장길을 걸어 20여분만에 둘레길 입구에 도착한다.

여기서 내수전 전망대까지 대략 1시간 30분 정도면 갈 수 있을거라고 예상을 한다.

그래...이제 조금 만 더 참으면 정말 맛있는거 넣어줄께...믿어 봐...착하지.

 

둘레길은 한낮인데도 어둠을 느낄 정도로 나무들이 우거지고 숲속 길은 아주 편하게 걸을 수 있는 길이다.

가족끼리, 연인끼리...

중간중간 쉼터도 만들어 놓고 한여름의 더위는 딴 나라얘기인듯 전혀 더위를 느낄수가 없다.

 

그런 아주 좋은 길을 걸어서 드디어 4시쯤에 내수전전망대 입구에 도착한다.

그런데 이건 또 무슨 황당과 허무의 종합선물세트.

 

버스에 내수전이라고 써 있길래 여기가 종점인지 알았는데 이런 썩을...

버스종점인 내수전 까지는 약 2~30분을 더 걸어 내려가야 한단다...

에고에고...나 죽네 나 죽어.

 

그리고 식당은 없고 막걸리와 차를 파는 허름 간이 포차만이.

막걸리를 마실까 잠시 생각도 했으나 이제 내장기관들도 포기를 했는지 별로 먹고 싶지 않단다.

 

내수전전망대는 깔끔하게 패스하고 이제는 가파른 시멘트포장길을 걸어 내려간다.

그래도 내리막 길이라서 룰루랄라 여유다.

 

그런데 한 손에는 지도를 한 손에는 볼펜을 들고 이런길을 걸어 올라오는 한 여인이 있었으니...

아마도 혼자서 울릉도 트레킹을 하는 사람인듯.

아...대단하다.

 

같이 가자고 하면 왔던 길이지만 다시 갈 수도 있었는데.

그냥 길만 물어 보고 가네...꿈 깨라.

 

내수전에 도착하니 버스는 30분후에 있고 해서 다시 저동까지 걸어 갈까 하다가 꾸욱 참고 30분 후에 버스 타고 도동에 도착하니 5시10분.

아아아아아....밥 먹자...밥

아침 7시에 밥 먹고 산행하고 물만 마시며 쫄쫄 굶고 드디어 10시간만에 밥 먹을 시간이다.

 

산채비빔밥과 함께 호박막걸리를 마시며 서로에게 고생했다며 위로의 말과 고맙다는 마음을 전한다.

배 부르고 알콜 약간 들어가고 마음 편하고~~~~~

아....이게 행복이라면 행복이리라.

 

고생했다.

이제 배도 부르고 피곤하니깐 일단 좀 쉬자.

그리고 바닷가에서 소주 한잔...캬...좋지.

그런데...엥......허걱

조금만 자고 일어 난다는게 아주 푹 자고 일어 났더니 깊은 밤을 향해 달려 가는 9시가 넘은 시간이다.

이시간에 회는 무슨...다 문닫고 들어 갔을텐데.

그래도 혹시 모르니깐 나가 보자.

 

그런데 이건 또 뭐야...

도동항 주변의 해안 산책로에 있는 주막집은 오색등 조명에 아주 불야성이다.

밤을 거스르는 사람들과 이슬이 반가운 사람들 그리고 낭만과 추억만들기에 나선 사람들로 바글바글이다.

 

흥정도 선택도 필요없는 한상에 무조건 모듬회 5만원인 회에 이슬이를 만난다.

거의 모두가 자식들 키울 만큼 키우신 노년의 어르신들이다.

 

나는 자리가 없는 관계로 한쪽에 찌그러져서 이슬과의 대화를 한다.

 

바다 - 인생 - 행복 - 중년 - 보람 - 희망 -

인연 - 악연 - 마음 - 슬픔 - 후회  - 사랑..

 

* 거북바위 *

 

2박3일의 일정중 그 세번째 날.

 

성인봉을 등반했으므로 이제 아주 느긋하게 일어나서 아침을 먹고 또 느긋하게 휴식이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방에서 뒹굴뒹굴만 할 수도 없고 방도 비워줘야 하고 해서 지도를 보고 예림원을 가기로 한다.

10시에 버스를 타고 예림원을 향한다.

 

차창밖으로 보이는 해안가의 모습과 절벽의 모습들이 마치 다른 나라에 온듯 환상적으로 다가 온다.

오늘의 버스 기사님도 귀찮고 힘드실 텐데 중간중간 나름의 설명을 해 주신다.

 

그렇게 경치에 한눈을 팔고 있는 사이에 버스는 딱 1시간 만에 예림원 입구에 내려 준다.

 

 

예림원의 폭포

 

 

예림원 전망대에서 바라 본 얼굴바위

'여행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달궁야영 그리고 노고단  (0) 2011.08.16
울릉도 - 예림원  (0) 2011.07.25
울릉도 - 독도 전망대  (0) 2011.07.25
회룡포에서...  (0) 2011.07.11
두물머리에서...  (0) 2011.0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