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시즌은 마지막으로 향해 가고 있지만 광복절이 낀 3일간 연휴다.
연휴를 맞아 고향 친구들과 처음으로 야영을 하기로 하고 장소는 달궁 자동차 야영장으로 정했다.
이른 아침에 출발을 하려고 했으나 구라청의 빗나간 예보 덕분에 조금은 늦은 시간에 출발한다.
다행히 도로는 생각보다 한산해서 띵까띵까 하면서 도로를 달린다.
지나가는 차들.....거의 대부분 혼자 운전하는 사람이 없다.
그런데 나는 혼자.......음......뭐.....그러네.
중간중간 친구들의 위치을 확인하며 휴계소에서 따뜻한 밥을 썰렁하게 먹고........
하늘은 아무 생각없이 그냥 푸르고 화창하다.
산내에서 뱀사골에 이르는 도로는 태풍 무이파의 영향으로 군데군데 유실된 곳이 보인다.
다행히 차들은 일방통행으로 통행이 가능하지만 집중호우의 위력이 얼마나 큰지 실감할 수 있다.
하루빨리 예전의 모습으로 복구되길.....
달궁 자동차 야영장은 이미 만원으로 차량 출입도 불가능하다.
구라청만 아니였으면 새벽에 출발해서 아마도 자리를 잡을 수 있었을 텐데...정말 그랬을까...아쒸
그리하여 바로 조금 위에있는 주차장에 일단 주차를 하고 야영장을 둘러 본다.
와.....뭔 사람들이 이렇게 많아...이유는 나도 알고 다른 사람들도 알겠지...
뭐....예상은 했지만 나무그늘과 계곡 가까운 곳은 물론 다른 곳도 사람들로 이미 바글바글해서 텐트칠 곳이 없다.....어쩌나...어쩔까.
친구들은 조금 있으면 도착할텐데.....잔소리를 바가지로 하면....으으으....안돼....안돼...대책을 세우자....그런데 어떻게.
야영장 출입구 쪽에는 아직 빈 자리가 조금 있다.
아마도 도로 옆이고 출입구라서 시끄럽고 복잡할까 봐 사람들이 피하는것 같다....지금이다...
그래....할수없다....일단 자리부터 잡고 보자.
텐트와 아이스박스 같은 걸로 일단 그나마 좋은 자리로 텐트 4동을 칠 장소를 확보한다.....아싸...모든신께 감사을 드림...
휴..........일단 장소는 확보했으니깐 조금 여유가 생긴다.
일단 혼자 잘 아주 작은 내 텐트는 좋은 곳에 자리를 잡아둔다...비 맞으면서...생쥐가 웃으며 지나간다...
그리고 조금 후에 친구들이 적당한 간격을 두고 도착한다.
한사람 텐트 다 치면 한사람 도착 또 텐트 치고 나니 마지막 세번째 친구 도착...또 텐트 치고...
뭐야....나는 완전 텐트 도우미네.....그래...나는 착한 사람이니깐...
올 사람 다 오고 텐트 설치 끝났고 이제 맛나게 먹기만 하면 되네...아싸...
그런데 아직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한사람이 빠졌네.....
어디에서 아직도 방황하며 긴 외로움속에서 헤메이고 있는지...
지금 바로 와도 부족한데...이제 방황과 외로움을 끝내도 되는데...
얼마나 더 긴 시간이 흘러야 오려는지...음........
얼라들은 즐겁게 자유시간을 보내고 어른들은 비 예보가 있기에 조금 이르지만 먹거리를 준비한다.
우선 배가 고픈 일인인 나는 고기 구워 먹으면서 얼라들도 주고 혼자서 이슬이에 살짝 입맞춤을 한다.
한쪽에서는 고기 굽고 옆에서는 밥 하고 닭볶음탕 하고.........음....냄새 좋고....침...꼴깍.
얼라들은 따로 한상가득 차려서 한 텐트에서 먹게 한다.
자주 봐서 그런지 함께 잘 어울리고 또 서로서로 잘 챙긴다....
뭐...귀엽다.........그런데 내 마음 속에서는 순간순간 부러움이 아픈게 솟아 오른다.
웃고 있어도 웃는게 아니다....
다른 사람은 알면서도 모르고 모르지만 아는 뭐 그런거...........흠.
다들 표정좋고 분위기도 좋고.
엥...그런데 이거 자세히 아니 대충 봐라....뭐 느끼는거 없냐.........왜 없겠어....썩을..
얼라들은 그렇다고 치자....그런데 어른의 남녀 비율이 안 맞잖아...그래 알아...그래서 나 보고 어떻게 하라고...얼어죽을.
안 그래도 조금은 불쌍한 인생인데 이럴때는 더 말해서 무엇하랴...
그래....알았으니깐 이슬이랑 함께 잘 놀고 푹 자라자...좋은 생각이다..
그렇게 이슬이랑 놀다가 일찍 자는 바람에 부침개는 맛은 커녕 구경도 못 했단 말이지...흐미..아깝다.
암튼 이번 모임에서 나의 임무인 가이드 역활은 잘 하자... 그래...잘 해라...잘.
다음날은 늦게까지 자고 싶어도 절대 늦게까지 잘 수가 없다.
왜....그냥 들뜬 마음도 있겠고 새벽부터 일어나서 움직이는 사람들 때문일 수도 있겠고...........
여느 사람들도 다 똑 같은 생각이리라...
그래서 우리도 일찍 일어나서 아침을 먹을 준비를 한다.
하긴 노고단 정상 탐방 예약을 10시에 해 놨기 때문에 일찍 일어나야 했다...
그런데 아침을 준비하면서 텐트를 철거하고 있는데 그 이른 시간부터 텐트 칠 자리를 보러 오는 사람들이 있다.
우리가 텐트를 쳤던 자리를 맡은 사람들은 어제는 자리가 없어서 할수없이 남원의 찜질방에서 자고 아침 일찍 왔노라고 한다...허걱.
아침은 간단하게 수제비를 먹고 이제 노고단으로 향한다...
차가 성삼재로 향할수록 비는 아니 오는데 날씨가 요상하니 전설의 고향을 연출한다...
가끔씩 안개가 걷히는 아직은 한산한 노고단 산장 오름길에서...
양 옆으로 짙은 초록의 나무들이 참으로 보기 좋다.
노고단에 처음오는 친구들의 가족과 노고단 삼거리에 도착했지만 짙은 안개로 아무것도 아니 보여서 너무 안타깝다.
그러나 이런 내 마음과는 달리 다른 사람들은 그냥 모든것이 다 좋단다.
그래도 나는 많이 아쉽다.
날씨가 좋으면 이곳 노고단에서 부터 저 멀리 천왕봉까지의 거대한 지리산 주능선을 꼭 보여주고 싶었는데 말이다.
여기는 어쩌구 저기는 저쩌구 설명을 해 주고 싶지만 설명을 해 보니 그렇고 해서 그냥 혼자서 마음속으로 지리산의 능선을 그려 본다.
그러고보니 지리산 주능선에 올라 본 지도 참으로 오래됐구나...
삼거리에서 탑을 중심으로 사진을 찍으며 기다리니 예약 시간인 10시에 드디어 노고단 정상부로 가는 길이 열린다.
날씨 때문인지 아니면 이른 시간 때문인지 사람이 별로 없어 예약하지 않은 사람들도 입장이 가능하다.
그러나 정상으로 가는 길은 짙은 안개로 시야는 어지럽고 다만 주변의 야생화들이 반갑게 맞아 준다.
정상에 도착했으나 이내 마음이 아쉽기는 마찬가지...
왜........굽이굽이 흐르는 섬진강의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가 없다...아.....이게 아닌데...
그래도 사람들은 여기 저기서 야생화를 배경으로 또는 정상석을 배경으로 즐겁게 사진을 찍으며 추억의 증거자료를 남긴다...
노고단 정상부는 나는 모르는 이름모를 야생화들이 자기의 예쁜 모습을 봐 달라며 아름다운 빛깔을 자랑하고 있다.
이름모를 야생화의 모습도 참으로 아름답지만 지금 나에게 필요한건 이름모를 야생화의 아름다움이 아니라
비록 보이는 것은 화려하고 아름답지는 않을지라도 언제나 내 곁에서 같은 공기를 호흡하며 마음을 아름답게 가꾸며 살아가는 그런 꽃이리라...
때로는 바로 앞도 보이지 않는 짙은 안개와 여름철의 거센 비바람과 겨울의 매서운 칼바람에도 변함없는 모습으로 항상 그 자리를 지키고 서 있는 노고단 정상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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